정규직 전환용 자회사 곳곳에서 노사 갈등이 끊이지 않아

자회사라 노동자 처우개선 힘들고 …임금체계도 제각각

정규직 전환 지표 보기 좋게 만들려다 갈등만 부추긴 꼴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정규직이 된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3분의 2정도가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끊이지 않는 등 노사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KAC공항서비스 노조원들이 직고용 및 바람직한 자회사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KAC공항서비스 노조원들이 직고용 및 바람직한 자회사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을 발표이후 3년이 지난 지난해 6월말 기준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 중앙행정기관과 교육기관·공공기관 등 공공부문 노동자 18만5000여명 중 자회사 방식으로 전환한 인원은 4만7000여명으로 25.4%에 달한다. 하지만 공공기관만 따로 떼놓고 보면 정규직 전환자 6만9268명 중 직접고용은 2만1444명, 자회사는 4만6389명으로 자회사 비율이 2배를 훌쩍 뛰어넘는 67%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에서 시설·운영·보안을 비롯한 업무를 하는 용역노동자들을 KAC공항서비스㈜, 항공보안파트너스㈜, 남부공항서비스㈜ 등 3개 자회사로 분산 배치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했는데 자회사 전환 뒤 최근까지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KAC공항서비스 노동자들과 KAC공항서비스에서 남부공항서비스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직무급제를 적용받지만 협력업체에서 남부공항서비스로 바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직무급제보다 기본급이 높은 별도의 임금체계를 적용받는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차이가 난다. 공항노조는 자회사 임금체계 통합·개편을 위해 회사측에 노동자 임금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협력업체에서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로 전환한 노동자들도 “도로공사가 전환 당시 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자회사의 복리후생이 직접고용 노동자 최하위직급보다 적은 등 전환 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도로공사 김천 본사 앞에서 전환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공공사업노조의 한 관계자는 “자회사의 노무비 지출이 전체 예산의 90% 이상이기 때문에 사업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신분만 정규직이지 기존의 용역업체 수준에서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사 직고용과 자회사를 통한 고용 등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의 KTX와 SRT 객실 승무원은 본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바 있다. 이들은 “안전업무를 하는 노동자는 직접 고용해야 하는데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현실로 인해 파업에 나선다”며 “자회사의 임금 차별을 해소하고 안전업무를 하는 직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규직 지표를 보기좋게 만들려고 자회사 방식까지 정규직 전환으로 포함해 결국 갈등만 부추긴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임무송 금강대 공공정책학부 교수는 “향후 자회사의 반발이 확산될 경우 공공서비스 대란이 우려된다”며 “자회사 전환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진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규직화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