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권 본질 침해…국가에 생명 박탈 권한 없어”
“범죄억제효과 검증 안돼…오판 가능성 상존”
인권위, 2005년부터 사형제 폐지 입장 견지
헌법재판소, 세번째 사형제 헌법소원 심리중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형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도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인간의 생명권은 기본권 중의 기본권으로 국가는 이를 보호·보장할 의무만 있을 뿐, 이를 박탈할 권한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도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사형 제도 폐지가 바람직하고 필요한 방안이라 언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형제도 유지·집행이 범죄 억제의 효과를 발휘하는지 여부에 관해 확실하게 검증된 바가 없다”며 “범죄 예방은 범죄 억지력이 입증되지 않은 극단적 형벌을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니라 빈틈없는 검거와 처벌의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007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처럼 오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지하며 “사형은 교육 순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유일한 형벌로, 사형을 대체할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국가가 형벌의 목적 달성을 위해 그 수단으로 삼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는 의견도 펼쳤다.
인권위는 2005년 처음 사형 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이후 계속해서 사형제 폐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계 사형제 폐지의 날’을 앞두고도 위원장 성명을 통해 사형은 생명권 본질 침해라는 의견을 내놨었다.
헌재는 2019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제출한 헌법소원에 따라 사형 제도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앞서 1996년과 2010년에는 사형 제도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 2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