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여부를 놓고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애초 관계 당국인 금융위원회는 오는 3월 16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공매도 폐지를 주장해온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이제 제도 자체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정치이슈화한 형국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9월 공매도 금지기간을 한 차례 연기하며 1년간 공매도를 원천 차단했다. 그동안 금융위는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 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높이기 등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며 공매도 재개에 대비해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 등 여러 공식석상에서 공매도 재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국거래소도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 개발을 2월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등 공매도 재개에 발걸음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이런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장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재개에 반대하고 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참에 아예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4월 보궐선거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표심에 좌우되는 정치권이 개인투자자들과 보조를 맞추는 움직임이 확연하다.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는 공매도 제도를 우선 전면 보완하고 3개월 더 연장해 오는 6월에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투자업계는 시장 원칙에 따라 공매도 재개를 결정하고, 개인과 기관 간 비대칭 문제는 보완과정을 거치면서 제도를 다시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말, 연초 시장이 과열되면서 적정 지수, 주가를 찾아가도록 하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적이나 재무 상황 등 기업의 내재 가치(펀더멘털)에 기반하지 않은 주가 급등은 곧 급락의 확률을 키우고, 급기야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설 당시 공매도를 재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게임 관련 유통업체인 게임스톱 등 일부 종목이 헤지펀드의 공매도 공격 대상이 됐지만 개인들이 매수로 맞서며 주가는 오히려 폭등했다. 공매도 세력이 개인에게 당한 역사적 사례로 남게 됐다. 이제 개인들도 세력에 맞설 역량을 갖춘 만큼 의연할 필요가 있다.
금융 당국으로서도 부동산시장에서 힘들게 끌어온 유동성을 다시 돌려보낼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공매도 재개 시 일부 종목의 주가 조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 시점을 늦춘다고 공매도에 따른 주가 변동성을 완전 차단할 순 없다. 제도 개선을 이유로 재개 시점만 늦추는 것은 결국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