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포스트모던 키치’의 황제로 불리며 미술계의 ‘스캔들메이커’를 자처하는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59)에 대한 컬렉터와 미술 애호가들의 애정이 식지 않고 있다.
제프 쿤스의 ‘풍선개’는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5840만달러(약 612억원)에 판매되며 생존 작가 작품 경매가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미국 휘트니미술관에서 열린 ‘제프 쿤스 회고전’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 제프 쿤스의 작품을 경매에 내놓는다. 11월 24일 그랜드하얏트 홍콩 살롱에서 열리는 제14회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쿤스의 작품은 1991년작 ‘꽃의 언덕’이다. 이 작품은 포르노배우 출신인 아내와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을 묘사하며 예술과 외설 사이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메이드 인 헤븐(Made in Heaven)’ 연작 중 하나다. 이 문제적 연작은 쿤스를 현대미술계 스타 작가로 만들면서 그에게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주기도 했다.
꽃 작업을 좋아했던 쿤스에게 꽃은 삶의 과정이면서 동시에 사춘기 이전의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이 작품은 풍선을 이용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수축하지 않는 유리를 소재로 했다. 추정가는 22억원이다.
서울옥션은 아시아 경매회사로서는 최초로 뉴욕의 현대미술가 존 챔벌린(87)의 작품도 이번 경매에서 선보인다.
챔벌린은 산업 폐기물이나 공업 제품 폐품을 소재로 작업하는 아상블라주(Assemblage) 작가이자 ‘정크 아트(Junk Art)’의 대표 작가다. 도시의 폐기물을 이용해 자본주의 문명을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은 높이 2m가 훌쩍 넘는 대형 조각 작품 ‘하이드로젠 주크박스’다. 구겨진 채 뒤엉켜 있는 철제 폐기물들이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의 강렬한 에너지와 만나 역동적인 오브제로 탄생했다. 1988년작으로 작품 추정가는 10억~15억원이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중 한 명인 앤디 워홀(1928~1987)의 대표작 ‘플라워’도 출품된다. 워홀의 플라워 시리즈는 잡지의 사진 작품을 차용해 자신만의 색 언어로 재해석한 실크스크린 작품이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은 1978년 작으로 추정가는 약 16억원이다.
중국 현대미술계의 핫 아이콘인 쩡판즈의 ‘초상’ 2점도 나온다. 1998년 미술 경매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현대미술 작가 경매총액 순위 톱 4에 랭크될 정도로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다.
이번 출품작은 남과 여 초상 두 작품이다. 특히 여자를 그린 초상 작품은 붉게 칠해진 가슴과 손, 욕망과 컴플렉스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얼굴을 통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2007년작으로 추정가는 13억~15억원이다.
이번 서울옥션 홍콩경매에는 해외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한국 근ㆍ현대 작가 작품들도 다수 출품된다. 김환기의 푸른색 점화와 이우환의 선, 점, 바람, 조응 등 시리즈별 작품, 그리고 김창열의 시대별 ‘물방울’ 작품이 출품된다. 최근 재조명 받고 있는 한국 단색화 작가 정상화, 하종현, 박서보, 윤형근의 작품도 경매에서 볼 수 있다.
총 130억원 규모의 작품 80여점으로 구성된 이번 경매의 서울 프리뷰 전시는 이달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옥션 평창동 본사에서 열린다. 11월 23일과 24일 양일간 그랜드 하얏트 홍콩살롱에서 열리는 홍콩 프리뷰 전시를 통해서도 작품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