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인권위 ‘성추행’ 인정에 부담
市 “법원 판단과는 상관없는 결정”
서울시가 이달 중 시 홈페이지에 있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결식 녹화 동영상을 비공개 전환키로 했다. 서울시는 이번 결정이 해당 동영상이 정보 제공 목적을 다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법원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실이란 취지의 판단을 했다. 야권 일각에선 서울시가 4월 보궐선거에 앞서 여권 핵심 인사들이 다수 등장하는 박 전 시장 추모 영상을 게시하는데 부담을 느꼈고, 이에 따라 조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다만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동영상을 내리기로 결정한 시기가 인권위의 결과 발표 전이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시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 홈페이지 ‘라이브 서울’에 있는 1시간 9분짜리의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온라인 영결식’ 동영상을 이달 중 비공개로 전환한다.
지난해 7월13일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 등 100여명이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참석한 장면이 담긴 이 동영상은 박 전 시장의 업적을 기리는 영상 시청, 헌화 등의 순서로 짜여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도가 바뀌었고, 정보 제공을 위한 시간이 충분했다고 봐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법원의 결정 등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일각에선 서울시의 ‘선 긋기’에도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4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인정했다.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법원이 이 사실을 인정한 것은 최초였다. 법원의 이같은 정리를 받아든 서울시가 동영상 게시에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조치를 확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서울시가 법원의 결과를 보고 인권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예측한 후 선제 조치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여권 핵심 인사들도 (법원의 결정 이후)박 전 시장을 추모하는 모습이 시 공식 홈페이지에 남아있는 것 자체에 부담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