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하라”며 욕하고 가림막 쳐
법원 “도주 우려 없고 주거지 일정해”
피해 간호사, 두 차례나 극단적 선택 시도
“당시 사건 자꾸 생각나 불안해져 힘들어”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서울의 한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는 의료진에게 욕설하는 등 난동을 부린 60대 남성이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60대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고 주거지가 일정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A 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1시50분께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면봉으로 검체 채취를 하던 의료 지원 간호사 B(32) 씨에게 “부드럽게 하라”며 욕설을 한 뒤 앞에 있던 투명 아크릴 벽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내리친 혐의(의료법 위반·모욕)를 받는다.
당시 다행히 아크릴 벽이 깨지지는 않았다. 의료진과 수검자가 있는 공간을 분리하는 이 벽이 파손됐다면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나는 것은 물론 선별진료소도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었다.
A 씨는 경찰이 출동하자 혐의를 부인하며 도주했다가 곧 붙잡혔다. 그는 우선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다시 수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시도하다 난데없이 욕설을 들은 B 씨는 큰 충격을 받아, 사건 직후 두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B 씨는 열흘가량 안정을 취한 뒤 지난달 26일부터 다시 강남구보건소로 출근하고 있다. 그는 “영장이 기각됐다니 어쩔 수 없다. 경찰이 엄정히 수사해 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사건 이후 60대로 보이는 남성만 봐도 불안해져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