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신년사 없이 현장 찾아
‘위기때 공격 투자’ 경영전략 담겨
“국민이 신뢰하는 기업” 의지 반영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첫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 신규반도체 공장(P3) 현장을 방문한다. P3은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반도체 비전 2030’의 전초기지로, 새해 첫 행보로 이를 택한 건 삼성의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평택시 및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별도 시무식이나 신년사를 내놓지 않고 평택 P3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새해 일정을 소화한다. 이 부회장은 작년 1월 2일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개발현장인 화성사업장을 방문했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과거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방문 장소로 꼽은 P3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래와 다름없다. P3는 평택 반도체 단지에 들어서는 3번째 공장으로, 투자금액은 최소 30조원 이상이다. 라인 길이가 기존 P2라인보다 최대 2배 구축될 예정으로, 업계에선 P3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혼용팹으로 운영될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이 공장은 위기일수록 공격적으로 투자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담겼다는 평가다. P2가 본격 가동하지 않은 시점에서부터 P3 건설에 들어가는 등 한발 앞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날 이 부회장이 P3를 방문한 것도 위기일수록 선제적인 투자로 기술 주도권과 시장 장악력을 동시에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초대형 시설투자를 서둘러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포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에서도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 이게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일관된 꿈”이라며 “삼성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 자랑스럽게 여기고,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진정한 초일류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P3를 방문한 건 지난 2018년 밝힌 대규모 투자계획의 실천 의지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성은 지난 2018년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사업 육성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엔 ▷설비·부품 협력사 지원 ▷산학협력을 통한 반도체 미래 세대 투자 ▷친환경 경영을 통한 지역 사회와 상생 등을 담은 ‘K칩 시대’ 구상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새해 첫 현장 방문 후보지로 다양한 지역이 검토됐고 평택 P3이 그 중 하나”라며 “재판 과정에서 거론된 삼성의 여러 약속을 실천한다는 의미가 담긴 행보”라고 전했다. 김상수·정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