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15%→21%…코로나로 차입증가

영업익 줄며 빚 부담 ‘쑥’…비은행 의존 높아

“자산하락시 기업이 가계보다 충격 더 클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차입이 늘면서 국내 중소기업 2곳 중 한 곳 이상은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유동성 경색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된 가운데 내년도 경기 회복이 기대 수준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취약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 확대에 대비해야 한하고 지적했다.

▶수익으로 이자 못낸 中企 52.8%=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3.5배로 작년말(4.3배)보다 큰 폭 낮아졌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었고 금융기관 여신 증가에 따른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결과다. 대기업은 3.6배였고 중소기업은 이보다 낮은 2.1배로, 중소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내야 할 이자의 두 배 정도의 수익만 거두고 있다.

특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거둔 수익으로 이자비용도 해결하지 못하는 기업은 국내 기업의 42.4%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중 1 미만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52.8%를 나타냈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말 국내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3475개로 전년보다 7.4%(239개) 증가, 전체의 14.8%를 차지했다. 한은은 지난 9월 올 한계기업의 수가 5033개까지 증가, 전체 중 비중이 21.4%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턱 높아 非은행으로 발길 돌린 기업들=올 3분기말 현재 국내 기업대출 잔액은 1332조2000억원으로 예금은행과 비은행기관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동기대비 15.5% 상승했다. 예금은행 증가율은 12.5%였고, 비은행은 이의 두 배에 달하는 24.7%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상환능력이 낮은 기업에 대해선 대출에 신중을 기하면서 이들 기업의 수요를 제2금융권에서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기업의 부채비율(자기자본대비)은 작년말 78.5%에서 올 상반기 81.1%로 올랐다.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82.5%였고 중소기업은 54.7%로 나타났다. 전체 중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기업의 비중은 12.4%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3.6%, 11.2%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날 “기업신용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증가세가 큰폭 확대됐다”며 “기업 경영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실적 회복 지연 등으로 유동성 사정이 악화되거나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하락시 가계보다 기업충격 더 클 것”=한편, 한은이 내년 중 매출 등 실적이 회복되는 상황과 개선이 지연되는 두가지 상황을 가정해 테스트한 결과 지연시 기업들의 재무건정성은 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37.5%→39.1%)과 부채비율 200% 초과 기업 비중(12.4%→12.6%)이 회복시보다 올라갔다.

또 성장률이 기본 전망치를 지속 하회하는 상황에서 자산가격 하락 등 금융불균형 조정시 가계보다 기업이 받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됐다. 이의 경우 가계대출 부도율은 0.36%포인트 상승한 반면 기업대출 보도율은 0.93%포인트 증가했다.

한은은 “테스트 결과 기업대출의 부실이 가계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산가격 하락과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금융기관의 자본비율도 상당폭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