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 가려면 ‘등급’ 관리해야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교도소가 다 똑같지 뭐”.

흔히들 하는 착각이다만 교도소에도 ‘급’이 있다. 급이 좋은 교도소는 직업교육의 기회도 많고, 수형자들의 자치생활도 보장되며 시설도 다른 곳에 비해 더 우수하다. 반면 급이 낮은 교도소는 교육시설도 부족하고, 시설도 다른 곳에 비해 열악한 경우가 많으며 수형자들의 자치생활은 물론 면회나 바깥과의 전화통화 기회도 제약된다. 수형자들의 인권과 재사회화, 그리고 안전문제에 따라 다른 처우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교도소 내에서 교정교화 성적, 혹은 직업훈련 성적 등 ‘내신’이 좋은 수형자들은 시설도 좋고 자치권이 보장되는 교도소로 ‘승격’해 이송될 수도 있다.

제69주년 교정의 날을 맞아 헤럴드경제가 28일 법무부에 확인한 결과, 교도소는 경비처우등급에 따라 S1~S4까지 등급이 나뉘며 교도소 별로 다른 처우가 매겨진다.

S1급은 ‘개방시설’로 불리며 천안개방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중장기 모범수형자, 가석방이나 석방을 눈앞에 둔 사람들만 가는 이곳은 수형자들의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자치제도가 운영돼 수형자들이 자율적으로 생활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모범수들은 침대에서 잠을 자며, 수형자와 가족들은 투명 플라스틱 등으로 막히지 않은 개방된 장소에서 자유롭게 접견을 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수형자들은 외부기업체에서 작업을 하며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사회생활체험관 등 각종 사회적응시설에서 사회복귀에 필요한 교육훈련도 받을 수 있다.

S2급은 ‘완화경비시설’로 불리며 서울남부교도소, 영월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혼거실 보다는 독거실이 더 많으며 방을 배정할때는 수형자들의 의사가 존중된다. 방 바닥은 온돌난방으로 돼 있어 겨울에도 그다지 춥지 않다. 2011년 새로 지은 시설은 깨끗하고, 수용동 외벽은 담장 대신 건물로 막아 교도소 같은 느낌이 최대한 나지 않도록 배려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 등 직업훈련의 기회도 다양하며 집중직업교육훈련 과정도 운영해 재소자들의 사회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남부교도소의 경우 밖에서 배우기 힘든 컴퓨터 제어 선반기술을 교도소 내에서 가르쳐 주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사진공동취재단,

S3급은 ‘일반경비처우 시설’로 안양교도소, 공주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된다. 교도소 별로 시설의 수준은 차이가 나지만 안양교도소의 경우 지은지 51년이 된 건물로 7평 남짓한 공간에서 7~9명이 생활하는 혼거실이 대부분이다. 독거실은 집중관리대상 등만이 사용 가능하다. 난방 역시 온돌이 아닌 라지에이터 난방이며, 그나마 라지에이터가 방안이 아닌 복도에 있다. 여름철에는 벽걸이 선풍기 두대로 방을 식혀야 한다. 안양교도소의 경우 가마를 두고 도자기를 만드는 등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2종류에 불과하고 그나마 집중교육을 받기 위해선 다른 교도소로 이동해야 했다. 안양교도소 관계자는 “지은지 51년 된 건물이라 수형자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이 부족한게 사실”이라며 “재건축을 위해 지자체등과 계속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S4급은 ‘중경비처우’ 교도소로 경북 북부 제2교도소(속칭 청송교도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교정시설에 처음 들어왔거나 과거 전과가 많은 경우, 혹은 조직폭력 등으로 들어온 경우 이곳으로 배치된다. 교도소 내 폭력사태 등을 일으키거나 탈옥을 시도한 경우에도 이곳으로 올 수 있다. 3면이 깎아지를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한 면은 물살이 빠른 강이 흐르며 한개 밖에 없는 출입구는 보안과가 이중삼중으로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다. 타 교도소보다 벽이 두껍고 CCTV나 적외선 감시망도 철저하게 준비돼 있다. 하루 24시간, 365일 모든 상황을 혼자하는 격리생활이 원칙이며 하루 중 주어진 유일한 30분~1시간의 운동시간조차 혼자하게 된다고 한다.

재소자들은 처음 입소하면 분류처우기준에 따라 주로 S4 혹은 S3등급을 받게 된다. 외국인, 병자 등은 다른 분류 기준을 받지만 그에 준하는 경비처우 등급도 부여받는다. 이후 재소자들은 ▷형기의 3분의1에 도달한 때 ▷형기의 2분의1에 도달한 때 ▷형기의 3분의2에 도달한 때 ▷형기의 6분의5에 도달한 때 등에 따라 재분류 되면서, 행형성적이 좋은 경우 등급이 올라가게 되지만, 탈옥을 시도하거나 교도소 내 난동 등을 부리게 되면 등급이 낮아지게 된다.

등급이 오르게 되면 높은 등급의 교도소로 이송을 가게 되거나, 기존 교도소에 남아 있더라도 면접회수가 늘어나거나 전화사용 횟수가 늘어나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각지 교정시설에서 직업훈련을 받던 중 적성과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집중 교육과정 이수기간 동안 높은 등급의 교도소에서 생활하게 되기도 한다.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