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입대 꾀고 강제 징집하기도…차세대 전투원 키워 서방 위협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경제 제재 폭격을 맞은 러시아가 이번엔 고급두뇌 해외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통제에 시달려온 인재들이 서방 제재를 계기로 폭발, ‘엑소더스’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련 붕괴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서방으로 빠져나갔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고급인력 탈출 가속화=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가 미국, 유럽과 냉전 이후 최악의 갈등을 빚으면서 자본 유출뿐 아니라 금융과 정보기술(IT) 부문 고급 인력의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실제 러시아 연방통계청(FSS)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해외로 유출된 인력은 20만3659명에 달해 푸틴 대통령 집권 이래 최대로 증가했다. 역대 푸틴 집권기간 중 1년 전체로 따져도 이보다 많은 인재유출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
특히 IT 분야 신생기업에서 이러한 엑소더스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인터넷ㆍ언론 통제 강화로 억눌려있던 IT 기업들이 서방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경기침체의 그늘이 짙어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소셜미디어 ‘브콘탁테’가 대표적이다.
브콘탁테 설립자 파벨 두로프는 우크라이나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정부에 반발해 서버를 독일로 옮기고 아예 러시아를 떠났다.
러시아 7위 IT기업인 앱개발업체 ‘게임인사이트’는 본사를 모스크바에서 리투아니아로 옮겼다.
러시아 최대규모 IT기업 IBS그룹의 미국 자회사인 룩소프트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있던 경영진과 엔지니어 100여명을 스위스로 이동시켰다.
▶돈ㆍ인재 없는 러시아판 실리콘밸리=국내외 투자기관들의 투자액 감소 현상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등의 서방 투자자들은 최근 러시아 내 투자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러시아 벤처펀드 ‘라이프스레다’ 설립자인 블라디슬라프 솔로드키는 “조성된 투자금 1억달러의 90%는 미국에, 10%만 러시아에 쓸 것”이라면서 “해외 펀드뿐 아니라 해외 자금에 의존도가 큰 러시아 펀드도 러시아 투자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투자 분위기가 꺼지면서 정부가 계획적으로 키우려고 했던 러시아판 실리콘밸리 ‘스콜코보 혁신센터’에도 제동이 걸렸다.
모스크바 외곽에 위치한 스콜코보는 ITㆍ바이오의학ㆍ에너지ㆍ우주ㆍ원자력 등을 중심으로 한 혁신단지다.
실리콘밸리를 본따 혁신기업의 산실을 만들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복안이 담겨있다.
계획이 발표된 2010년에는 39억루블, 2012년 220억루블, 2013년 173억루블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최근 투자 열기가 꺾이면서 내년 스콜코보 혁신센터를 완공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