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건 당국 ‘집에 머물라’ 경고에도 780만명 공항 이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계 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를 낸 미국이 이달 백신 접종에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가 아직 ‘최악’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탄절과 새해를 지나며 오히려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7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이후 또다시 코로나19의 급증을 보게 될지 모른다며 이 경우 급증 위에 다시 급증이 겹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최악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우리는 아주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하루 신규 감염자가 20만명, 하루 사망자가 약 2000명, 입원 환자가 12만명 이상인 것이 기준점이면 우리는 정말로 위태로운 지점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6일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만6274명, 하루 사망자는 1663명으로 집계됐다. 미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망자 수의 선행 지표인 입원 환자 수도 11만7300여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기준을 넘어섰고, 1일 사망자와 입원 환자 수는 파우치 소장이 말한 기준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909만7377명으로 1800만명이 된 지 엿새 만에 100만명이 더 늘었다.
미 보건 당국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집에 머물라’고 경고했지만,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미국에서는 여행객이 급증했다. 또한 새해 연휴도 앞두고 있어 가족·친지 모임이 늘며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26일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이 110만명을 넘어서며 올해 3월 이후 항공 여행객이 세 번째로 많은 날로 기록됐다. 성탄절에만 61만6000여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등 크리스마스 1주일 전인 18일부터 25일까지 비행기로 여행한 사람은 780만명에 달했다.
한편, 파우치 소장은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도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접종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라며 다소 낙관적인 견해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대규모의 포괄적인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경우 추진력을 얻을 때까지 서서히 시작된다면서 “12월에서 1월로, 2월과 3월로 옮겨가면서 전망치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나는 매우 자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날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194만4585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 연방정부가 배포한 백신 954만7925회 접종분 가운데 20%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스콧 고틀립 전 국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연말까지 20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힌다는 아이디어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