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극복 프로젝트-함께 일하고 돌보는 사회]
세 자녀 둔 40대 직장인 부부 이진수, 김민경 씨 인터뷰
육아라는 의무, 아빠도 담당한다는 점 회사가 인정해야
“남성 육아휴직, 부모 육아휴직으로 이름부터 바꾸자”
“요즘 부모들 ‘미타임’ 중요한데, 돌봄서비스는 이름 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남자는 바깥 일을 하고 여자는 양육을 한다는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특히 맞벌이는 더 그렇다. 그런데 인식과 행동은 다르다. 회사에서 남성이 남성 육아복지제도를 사용하는 걸 용인해야 하는데, 회사가 바뀌질 않는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초반 직장인 부부 이진수, 김민경 씨(가명)는 23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육아복지 현실과 관련 “남편과 아내가 모두 육아에 참여하려면 일단 일 정시에 끝나야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돼야 한다. 밤 12시에 와서 무슨 육아를 하느냐”고 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52시간제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며 “만약 회식 때 남자가 애들 목욕시켜준다고 집에 돌아간다고 하면 바로 ‘너 나한테 불만있냐’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육아휴직제도·육아시간제도 등 복지제도는 많이 나왔지만, 회사 내에서 이를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운 정책 홍보보다도 지금 나온 복지제도를 모두가 공평하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2020년 육아에 있어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정의해달라.
▶이진수=시골에서 자랐다. 전통적인 아버지의 역할을 보고 자랐다. 아버지가 '무얼 하라'고 바란다면 그대로 따랐는데 지금 아버지는 아이들의 꿈을 들어주고 이를 지지해주는 역할인 것 같다.
▶김민경=2020년 어머니 역할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옛날에는 남자 바깥 일을 하고 여자는 양육을 했지만, 지금은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양육은 같이 해야 한다는 인식이 왔다. 그러나 인식과 행동은 다르다. 인식은 그렇지만 여자가 많은 일을 담당한다. 남편이 12시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가사일은 도와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려면 빨리 끝나야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돼야 한다. 남편이 빨리 온다고 오는게 9시 30분이다. 남편도 마음이 없지 않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52시간제가 정착된 사회가 아니다. 아빠들이 육아에 참여한다고 퇴근하면 사회적 분위기가, 만약 회식인데 아이 목욕시켜준다고 빠지면 어떤 회사에서 그걸 받아주겠느냐.
- 육아휴직제도를 둘 다 이용했나?
▶이진수=저는 이용했지만 남성이 사용하는 것이 아직 보편적은 인식이 아니다. 금요일가면 토요일오듯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절대 아니다. 아이당 3년인데, 이를 다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정부정책 중 이용해본 출산복지제도가 무엇인가. 경험당을 들려달라.
▶이진수=육아휴직제도를 사용했고, 여러 장려금도 받았지만 느끼는 것은 예를 들어 상을 당한다고 하면 당연히 부여되는 것들이 있지 않는가. 이처럼 출산 이후 복지제도들이 무조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등 현실은 복지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김민경=산후도우미제도를 이용했다. 산후조리가 끝난 뒤 집으로 와 일을 도와주고 육아와 관련된 교육을 해준다.
-돌봄서비스의 현실은 어떠한가?
▶김민경=대기시간만 1년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이사하면 대기순번도 다시 밀린다. 신청은 했는데 결국 필요가 없어질 때 연락이 와서 이용하지 못했다.
-요즘 부모에겐 자기시간도 중요하다.
▶김민경=옛날 부모들에게는 '미타임'이란 것이 없었다. 반면 지금은 모두 내시간을 갈구하지 않나. 그런데 아직도 엄마로의 나밖에 없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큰 뒤에도 돌봄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부 돌봄서비스 대기시간이 길어 결국 맘카페를 통한 구인에만 의존했다.
-내가 정책담당자라면 무엇을 제도로 추진하겠나?
▶이진수=계속 말하지만 결국 육아휴직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육아는 남성과 여성이 같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굳이 남성 육아휴직이라고 표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부모 육아휴직으로 표현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모두가 직접 육아휴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민경=육아휴직급여를 파격적으로 올려야 한다. 80~100만원으로는 생활이 사실 어렵다. 실질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수준 급여가 나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