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3분기 매출 16조6084억원, 영업이익 488억원. -전분기대비 영업이익 913억 증가해 흑자전환. -회사 주축인 정유사업은 여전히 부진. 2분기 연속 2000억원대 적자 -‘구원투수’ 석유개발사업에서 1214억원, 석유화학사업에서 1308억원 영업이익 올려 만회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세계 경기 침체로 정유사들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 크게 선전했다.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키워온 석유개발사업이 결실을 맺으면서 확실한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28일 SK이노베이션이 밝힌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6조6084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지만, 424억원의 적자를 낸 2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호전됐다.
예상대로 석유사업은 부진했다.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공급량이 늘어나고 글로벌 석유수요가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뚝뚝 떨어진 탓이다.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 한달 전 비싼 값에 사들인 원유를 정제해 싼 값에 팔아야하는 정유사들의 손실이 커진다. 정제 마진도 더욱 하락해 SK이노베이션은 과거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던 정유사업에서 22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2149억원에 이르렀던 적자규모가 더욱 악화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베트남 등 15개국에서 펼치는 석유개발사업은 추락하는 회사 실적을 든든하게 떠받쳤다. 석유개발사업은 1980년대 최종현 선대회장이 시작해 최태원 회장이 이어오는 그룹의 새로운 주축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해외에서 석유를 생산해 매출 2401억원, 영업이익 121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50.1%에 달한다. 미국 생산광구 인수를 완료해 일평균 생산량이 지난 2분기보다 6000배럴 늘어난 7만1000배럴이 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베트남 15-1광구에서 추가 유전개발에 성공해 4분기부터는 하루 평균 3600배럴의 원유를 더 생산하게 된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사업에서도 올레핀, 파라자일렌(PX) 판매 이익이 늘어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5배 늘어난 1308억원을 기록해 정유사업의 적자를 만회했다.
석유개발사업은 탐사와 시추부터 시작해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일단 성공하면 장기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실제로 순이익이 449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엑슨모빌, 쉐브론(262억달러), 러시아 가스프롬(406억달러) 등 내로라 하는 해외 석유기업들은 지난해 석유개발사업에서 연간 순이익의 60~80%를 거뒀다. 일반 제조업의 평균이익률은 5% 안팎에 불과하지만, 석유개발사업은 40~5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석유개발사업의 결실은 최태원 회장의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에 기반해 SK그룹이 2004년부터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선 데 따른 성과라는 평가다. 최 회장은 그동안 “에너지 보유량이 미래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에너지 기업으로서 자원확보와 개발은 가장 큰 과제”라고 말해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동안 최태원 회장의 경영 전략에 따라 자원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해왔다. 앞으로 석유개발사업 경쟁력을 높인 뒤 장기적으로 셰일가스 등 비전통자원 개발 역량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