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지서 내륙으로’ 확산 유형도 깨져
경북ㆍ전남ㆍ경기ㆍ충북 6곳서 확진 잇따라
지자체 재난대책안전본부 가동…“확산 저지”
[헤럴드경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철새 도래지가 많은 서해안에서 발생해 내륙으로 퍼지는 확산 유형까지 깨지면서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유행은 지난달 27일 전북 정읍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시작해 이달 경북 상주, 전남 영남, 경기 여주, 충북 음성 등으로 연속 발생했다. 9일 전날 여주 메추리 농장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가 이뤄진 데 이어 이날 전남 나주 육용 오리 농장에서도 확진됐다.
대유행은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2018년 3월 음성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최근까지 이뤄진 철새·분변 검사에서는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없었다. 바이러스가 나와도 모두 저병원성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21일 충남 천안 봉강천을 시작으로 강원, 경기, 충남, 전북, 제주에서 철새 또는 분변에서 무려 22건의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그러나 나주와 영암의 확진 농장이 같은 계열사 소속인 것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다른 농장의 연관 관계가 파악되지 않았다. 차량이 농장을 경유한 적도 없다. 방역당국이 철새의 분변이 AI 발생으로 이어졌다고 추정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지난달 하순 기준 작년보다 64% 증가한 95만 마리의 철새가 국내에 도래한 것으로 관측됐다. 가금류 농장에 철새 접근을 막는 독수리 모형의 장비나, 카바이드 폭음기까지 보급됐지만, 감염원 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는 초비상이다. 정읍에선 AI 발생 이후 AI 위기 경보는 ‘심각’으로 격상했다. 지자체별 재난대책안전본부도 가동됐다. 가금류 사육 농장을 방문할 때는 소독필증을 지참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내려졌다.
농가에는 방사 사육 금지를, 전통시장에는 살아있는 병아리와 오리 유통 금지를 명령했다. AI 바이러스가 인근 농장으로 퍼지는 것을 막고자 닭, 오리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한 조기 도태 작업도 시작됐다.
전남도는 소독차량과 드론을 총동원해 철새도래지 주변과 인접 농가를 소독하고 있다. 충북도는 AI 예방을 위한 선제조치로 오리 농가에 보상금을 주고 사육을 일시 중단하는 ‘겨울철 휴지기제’를 시행했다. 음성, 진천은 물론 청주, 충주, 영동 지역의 69개 농가가 참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의 가금류 사육농가에 농장 울타리·축사 둘레, 진입로와 축사 입구에 생석회를 도포하라고 지시했다. 일제 점검에서 이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농가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살처분 때도 보상금을 감액하겠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철새 도래지와 야생조류 서식지가 전국에 분포해 있어 AI 발생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가금류 사육 농가는 출입 차량이나 사람에 대한 소독을 한층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