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필리핀 전직 대통령 부인의 비자금을 끌어와 투자받게 해준다며 서민들의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8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85) 의 비자금을 끌어오겠다며 1억 원을 받아 가로챈 A(50)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3년 2월 사이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관리부장 이모(45) 씨에게 이멜다가 숨긴 비자금 수천 억 원을 저리로 투자받도록 해주겠다며 1억 원 상당을 경비 명목으로 가로챘다. 또한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에 50여 차례 드나들며 이 씨로부터 1억 원 상다으이 접대비를 추가로 뜯어내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이 씨가 빌딩의 임금이 체불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씨에게 접근해 ‘빌딩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뒤 재분양하다’고 꼬드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멜다의 한국 비자금 관리인이라는 모 인사를 통해 0%~1%의 저리로 2300억 원 투자를 받게 해 주겠다”고 유혹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씨는 아파트담보대출과 카드론은 물론 동생의 결혼자금과 신용카드, 누나의 돈까지 빌려 A씨 등이 요구하는 비용을 채웠으나 결국 집을 빼앗기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A 씨 등은 가로챈 돈을 사설경마, 술값 등으로 탕진했고, 절망한 이 씨는 딸들과 동반자살까지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씨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이멜다, 측근 등은 20여년의 집권기간 100억 달러(10조5000억원) 이상을 축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