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수사공보규칙’ 개정작업 진행 중

‘훈령, 법률을 위반한다’는 논란 계속될 듯

경찰청. [연합]
경찰청.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포토라인 금지 규정’이 법무부에 이어 경찰청 훈령에도 명문화된다. 지난해 법무부는 피의사실 공표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수사공보규칙’을 제정했다. 반면 경찰청은 자체 훈령 개정보다 법률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법률 개정 논의에 진척이 없자 훈령 개정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경찰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지난해 법무부가 발표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과 유사한 형태로 경찰의 수사공보규칙에 대한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정되는 경찰의 수사공보규칙에는 ‘포토라인 금지’ 조항이 포함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개정작업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는 없지만 포토라인 금지 조항은 확실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가 자체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을 제정한 뒤 경찰청은 따로 훈령을 개정하지 않고 ‘지침’을 통해서만 경찰서 관서 내 포토라인 설치를 금지했다. 법무부 훈령에는 ‘검찰은 사건관계인의 수사 과정에 대해 언론이나 제3자의 촬영·녹화·중계방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과 함께 ‘포토라인 설치’ 금지 규정도 포함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을 내놓자, 훈령 개정이 아닌 피의사실 공표죄 법 자체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훈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예외적으로 가능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근거 규정이 없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경찰청의 입장이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관행 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경찰청은 “기소기관인 검찰과 달리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모든 언론 홍보가 원칙적으로는 위법성이 추정되는 구조다. 경찰이 홍보·공보하는 행위가 있으면 일단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된다”며 “수사 공보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거나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를 개정해 예외 조항을 개설하는 방안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법률은 피의사실 공표에 어떠한 예외 상황을 두지 않고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이를 어길 시 처벌하는 규정만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제정했으며, 경찰도 이를 근거로 2014년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법률에서 금지한 피의사실 공표를 자체 훈령을 통해 가능하게 하다 보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동종 범죄 발생 우려, 공공의 안전, 국민 협조 요청, 오보 정정 등에 대한 판단이 수사기관별로 달라 기관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된 특별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발의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는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된 법이 발의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입법 논의가 있었으나 현재로써는 관련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법률이 바뀌지 않는 한 피의사실 공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