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트럼프’와 ‘1기 트럼프’의 차이·‘대통령 바이든’과 ‘부통령 바이든’의 차이
전문가 “韓 역할 늘 중요…할 수 있느냐 떠나 뭘 해야만 하는지 고민해야”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만 여전히 세계유일 패권국가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미 대선 결과는 한반도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반도문제에 적극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북한과 거친 설전까지 마다하지 않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정세의 큰 물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막판까지 선거 결과를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듯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향후 전망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또 다른 한축인 북한의 대응까지 더하면 한층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과 전격적인 6·30 판문점회동이 보여주듯 정상 차원의 결단을 통한 ‘톱다운’ 방식을 선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3차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내비치는가하면 재선된다면 “북한과 아주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북한의 핵능력 축소를 전제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지만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전통적인 ‘보텀업’ 방식을 선호한다. 바이든 후보는 국내 언론에 보내온 기고문에서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통상적인 관측이 현실에 고스란히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2기 트럼프’가 ‘1기 트럼프’를 계승할지, ‘대통령 바이든’이 ‘부통령 바이든’과 같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소식통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는 재선을 위해 북미정상회담 등 대북정책에서 성과가 필요했지만 재선 뒤에는 절실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바이든 후보도 대통령이 된다면 중국이나 중동문제 해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교적 성과를 위해 북한문제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차기 미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21년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중간선거 등을 감안하면 미국의 재선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일할 수 있는 시간은 4년이 아니고 임기 첫해 정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국이 내년에 어떻게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이라는 북미협상 구도로 끌어올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임기 첫해에는 국내정치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상당기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데 그 전에 선제적으로 한미 간 조율과 공조를 통해 대북전략을 가다듬어야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주목할 만하다. 이 장관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오바마 3기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예단은 안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미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오바마 3기란 사실상 방관이었다는 비판을 받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계승, 클린턴 3기란 클린턴 행정부가 임기 말 추진했던 대북화해정책 계승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의 역할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적극적인 대북정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 교수는 “미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국의 역할은 항상 중요하다”며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는 차치하고 우리가 뭘 해볼 수 있고 뭘 해야만 하느냐는 성공 여부를 떠나 늘 남아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