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교환방식으로 포괄적 제휴
유일한 약점인 물류까지 ‘보강’
배송서 환불까지 풀필먼트 서비스
이커머스도 유리한 고지 선점
네이버가 CJ그룹과 포괄적인 사업 제휴에 나서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유일한 약점이었던 ‘물류’가 보강되며 ‘라스트 마일’까지 잡을 수 있게 돼 네이버를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제휴에는 물류 뿐아니라 동영상 콘텐츠도 포함되면서 ‘라이브 방송’으로 대변되는 이커머스 업계의 동영상 콘텐츠 전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15일 CJ그룹 등에 따르면, 네이버와 CJ그룹은 주식 맞교환 등을 통한 포괄적인 사업 제휴를 논의 중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커머스에 특화된 네이버와 문화 콘텐츠와 물류에 강점이 있는 CJ그룹이 사업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CJ그룹 내에서 네이버와 제휴를 추진하는 계열사는 CJ대한통운과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이다.
제휴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주식 스와프(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를 활용한 주식 스와프 방식으로 제휴하면 당장 자금 부담이 없는데다 자사주에 의결권이 부여될 수 있어 양사의 경영권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CJ그룹도 CJ대한통운과 CJ ENM 등에 각각 20.4%와 10.5%의 자사주를 보유해 여력은 충분하다. CJ그룹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와 구체적인 사업 협력 범위와 주식거래 규모 및 방식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양사의 제휴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부문이다. 네이버는 물류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을 품게 되면서 그간 네이버쇼핑의 약점이었던 물류 인프라까지 보완할 수 있게 됐다. 그간 네이버는 올해 예상 거래액이 30조3000억원대로 추정될 정도로 막강하지만, 배송 역량의 부족으로 쿠팡 등 여타 이커머스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제휴로 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소비자와의 마지막 접점인 ‘라스트 마일’까지 잡았다는 평가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물류업체가 판매 업체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교환·환불 등의 과정을 대행하는 방식이다. 대한통운은 지난 2018년 축구장 16개 면적(11만5,700㎡, 3만5,000평) 규모의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센터를 완공했다. 이번 제휴로 대한통운이 네이버쇼핑의 물류를 전담하게 되면, 36만여개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들도 쿠팡처럼 고객들이 주문한 다음 날 물건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네이버쇼핑의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CJ그룹 역시 네이버와의 제휴로 한시름 놨다는 평가다. CJ그룹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및 주요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 하지만 이번 제휴를 통해 네이버라는 ‘확실한’ 고객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택배 물동량 및 문화 콘텐츠 유통 플랫폼까지 가져갈 수 있게 됐다.
CJ그룹 관계자는 “ICT기반의 커머스에 강점이 있는 네이버와의 사업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조만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사업 협력 범위 및 주식거래 규모, 방식, 일정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소연·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