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서구에 들어선 포스코에너지 그린에너지연구소.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폐비닐과 종이조각, 악취가 나는 하수 찌꺼기를 기계에 연신 집어넣는다. 기계가 돌아가자 작은 통에 뽀얀 가스가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 가스를 포집해 CNG 자동차를 굴리고,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화학원료로 쓰여 다양한 플라스틱과 합성수지로 거듭날 수도 있다.
쓰레기로 자동차를 달리게하는 이 기술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주요기술 개발을 마치고 마지막 실증단계에 들어선 포스코에너지는 2016년부터 이 기술을 활용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5년 후인 2019년에는 소비자들이 이같은 ‘쓰레기 에너지’를 실제 접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쓰레기 에너지’의 실체는 밀도 높은 메탄가스다. 쓰레기를 수증기와 화학반응시켜 메탄과 일산화탄소, 수소가 포함된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2차로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따로 포집해 메탄가스를 다시 한번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가스는 메탄 함량이 90% 이상이어서 자동차와 도시가스, 발전연료로 쓸 수 있게 된다.
포스코에너지 연구팀은 가스화기를 이중관 구조로 만들어 열효율을 크게 높였다. 쓰레기와 수증기가 만나 열을 흡수하고 2차로 진행하는 메탄가스 생산 과정에서는 열을 분출한다. 이 두 반응이 인접한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도록 고안해 단일관 구조보다 열 효율이 높다.
또 단일관구조는 공기 중 질소를 흡수해 이를 제거하기 위한 ‘순산소 제조설비’가 필요한데, 이를 설치하기 위해 높은 투자비와 운영비가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포스코에너지 조성호 전문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이중관 구조는 질소 유입량이 적어 발열량이 높고 투자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쓰레기 매립 및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어 ‘착한 에너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국 61개 권역 중 50개 권역이 쓰레기 발생량인 하루 400톤 이하인데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쓰레기 재활용 비용이 매립비용보다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쓰레기 매립시 발생하는 토양 및 해양오염 논란에서 자유로운데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산화오염물, 질소산화물, 분진, 다이옥신 등을 3분의1 수준까지 줄였다.
그러면서도 열 효율은 ‘우등생’이다. 이미 중급 이상의 규모를 갖춘 쓰레기 소각장이 남은 열을 회수해 활용하는 기계를 쓰고 있지만, 열 효율이 낮아 꾸준히 에너지를 얻기 어렵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네덜란드 ECN사와 손잡고 ‘한국형 폐자원 가스화 시스템 상용화 연구’를 국제 공동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공동연구사인 ECN은 이미 자국에서 나무찌꺼기 등을 이용해 천연가스를 생산한다. 포스코에너지는 우리나라 현실과 상황에 맞춰 나무 찌꺼기 대신 폐비닐과 폐종이, 하수찌꺼기 등을 이용해 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인천=김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