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정부가 개정을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공익법인의 사회공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금지하되, 상장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합산 15% 한도 내에서 의결권 행사가 허용된다.

재계는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은 과잉 규제라는 입장이다. 공익법인은 총수, 계열사의 기부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인 만큼, 타인의 자금을 활용한 계열사 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공익법인의 자산 운용에 문제가 있다면 자산 운용 규제를 강화하면 충분하고, 의결권 제한과 같이 보유재산 자체에 대한 규제는 불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익법인을 통해 총수가 기업집단을 지배하거나 지배력을 확장하기는 쉽지 않다. 공익법인의 내부지분율은 0.2%에 불과하고 변화도 없는 상황이다. 공익법인 내부 지분율 2017년(49개) 0.2% 에서 2018년 (52개) 0.2%로 크게 변화가 없다. 또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대부분 기존 총수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의결권의 주체만 변경된 것에 불과하다.

오히려 공익법인의 과도한 의결권 제한은 공익법인의 사회공헌 활동만 저해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익법인이 일정 한도 이상 주식 취득 시 증여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권까지 제한한다면 추가적인 주식 증여가 축소될 뿐만 아니라 기존 보유 지분도 처분할 유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공익법인의 자산구조를 보면 금융자산 다음으로 주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보유 주식 처분 시 사회공헌 활동의 위축이 우려된다.

재계는 공익법인 의결권을 제한하는 해외 사례가 없고, 공익법인을 통해 기업 집단을 지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항변한다.

실제 미국, 일본, 캐나다 등 해외 주요국의 경우 공익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또 스웨덴의 발렌베리, 독일의 보쉬 등 해외의 주요 기업들은 재단을 활용해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소속 공익법인 활동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주식 보유시 증여세를

납부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 강화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