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29세의 여간호사 엠버 조이 빈슨이 비행기를 타고 4일 간이나 다른 지역에 다녀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이 에볼라바이러스 확산 공포로 발칵 뒤집혔다.
빈슨은 최근 에볼라로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의 치료를 맡았던 주요 의료진 가운데 하나였다.
보건당국의 관찰대상이었는데도 그가 어떻게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오하이오주 애크런으로 이동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도 당황한 눈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빈슨이 여행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톰 프라이든 CDC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당시에 그는 에볼라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그룹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민항여객기를 통해 여행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고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CDC는 ‘제한된 이동’을 통해 이동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설정해두고 있다. 프라이든 국장은 “제한된 이동에 자동차, 전세기를 포함할 수는 있지만 대중교통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은 금지돼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빈슨은 지침을 어기고 지난 10일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서 프런티어항공 1142편을 타고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 내려 애크런의 집을 찾았다. 가족을 만나고 결혼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사망한 던컨의 피를 뽑고 체액을 처리했으며 도뇨관을 삽관하는 작업 등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하이오로 떠날 당시 빈슨은 던컨의 치료과정에서 노출된 76명 가운데 하나로 소위 ‘자가관찰대상’(self-monitoring regimen)으로 불리는 의료진 그룹에 속해있었다. 그는 지난 12일 에볼라 확진판정을 받은 니나 팸처럼 매일 2차례 체온측정을 해야 했다.
팸이 확진판정을 받은 후 CDC는 자가관찰대상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당국이 직접 체온을 측정하고 평가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2일 빈슨은 오하이오에 있었다. 감시체계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댈러스로 돌아온 13일까지도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8시 16분, 프런티어항공 1143편을 타고 댈러스에 내려 공항 검역대를 통과하던 당시에 그의 체온은 99.5℉(37.5℃)로 나타나 이상징후 판단 기준인 100.4℉(38℃)에 못미쳤다. 기내 승무원들 역시 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 돌아온 후 그는 다음날 아침 이상증세를 보고했다. 당국은 즉각 그를 격리조치 시키고 부랴부랴 소방대를 보내 집을 소독했으며 그가 이용한 항공기를 두 차례나 청소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4일 간의 감시 공백은 보건당국의 부담을 더욱 키웠다.
그가 4일 동안 접촉한 이들은 프런티어항공 1143편 승객만 132명. 그의 가족과 주변 이웃들까지 당국이 조사하고 관찰해야 하는 사람의 수는 초기 에볼라 환자 발생 당시보다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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