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사인간 거래
금융당국 관리감독 밖
투자피해 ‘눈덩이’ 될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개인간금융거래(P2P)’가 하반기 금융시장의 또다른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P2P 시장’은 최근 4~5년 사이 급속도로 커졌고 투자자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층이다. 두자릿수 고수익률에 현혹돼 투자했다간 목돈을 날리는 사례도 부지기수로 생기고 있다. 정부는 현황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사고가 나도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
1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P2P 업체들이 제공한 대출 총 잔액은 약 2조4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7년 말 8000억원 규모에서 불과 2년여만에 3배 넘게 급증했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부동산 열풍’에 편승해 한동안 두자리수 수익률을 내면서다.
하지만 올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업황이 악화일로다. 이에 따른 대출돌려막기에다 허위차입자 설정 등 사기적 양태들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1위 ‘테라펀딩’의 연체율은 20%를 넘어섰고, 업체 평균 연체율도 15%를 웃돌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중고차 금융을 주로 취급하는 중상위권 업체 ‘넥펀’이 영업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P2P업체들은 경영 공시 의무가 부여되지 않아 감독당국의 감독 사각 지대에 놓여 있었다. P2P업체에 대한 당국의 권한이 구체화 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은 내달 말 시행된다. 현재로서는 P2P 관련 사고가 터질 경우 감독당국은 아무런 제재 권한이 없다.
문제가 생길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고발조치를 취하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이 경우 P2P업체의 계좌가 전면 동결되면서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가 원천 차단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법령상 P2P는 사인간 거래로 ‘사기’ 사건으로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2000만원 투자한도 가이드라인도 무용지물이다. 자금을 끌어모아 여러 P2P 업체에 동시에 투자할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현재로선 전무하다.
내달 시행에도 불구하고 온투법은 2021년 6월까지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앞으로 10개월여 동안 불법 업체들이 계속 활개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예기간 동안엔 부실 P2P 업체들이 계속영업을 할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