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승인없이 언론에 발표...징계수준도 미미…시정 안돼...

‘국가통계’는 통계청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친다. 다양한 통계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애초에 통계청의 승인도 받지 못한 통계를 여러 기관이 임의로 발표하고, 또 중도에 승인 취소되거나 작성 중지 명령을 받은 통계들이 ‘실태조사, 동향’ 등의 이름으로 발표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법 위반에 대한 징계수준도 미미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이 13일 통계청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간 국가 기관의 통계법 위반사례는 20건에 달해 국가기관의 통계법 준수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2012년을 제외하고 매년 통계법을 위반(총 5건)했지만 현재까지 누적벌점 1점만 매겨진 상태다.

20건의 통계법 위반사례 가운데 ‘인공임실중절 실태조사’(보건복지부), ‘치매유병률 조사’(보건복지부),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동향(기획재정부)’ 등 8건의 조사가 통계청 승인을 받지 못하고도 언론 등을 통해 공표됐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국가통계 승인을 받지 못한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동향’ 조사를 공표해 2011년 한 차례 시정요구를 받았는데, 지난해에도 재차 동일한 내용으로 시정요구를 받았다. 매년 통계법을 위반하는 데는 처벌기준이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항목을 무단으로 변경해 통계법 제18조를 위반한 보건복지부의 ‘흡연실태조사’의 경우, 지난 2010년 통계청으로부터 통계 시정요구와 함께 벌점 1점만 부여 받았을 뿐이다.

통계청은 벌점 부과일로부터 3년 내에 누적벌점이 5점을 넘으면 자료제공을 중단하거나 형사고발을 취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료 시정조치ㆍ담당기관의 보고서 회수 수준에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는 영아모성사망조사 보고서에 의료기관별 영아사망건수를 기록해 비밀보호 규정을 위반했지만 ‘수치상 오류부분이 자료 전체의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담당자의 업무 미숙’ 등을 이유로 주의 조치에 그쳤다. 비밀보호 규정 위반은 통계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윤 의원은 “국가통계는 국민의 생활과 직접 연결된 부분이 대다수인데 미승인 작성 건만도 8건에 이른다는 것은 통계청의 관리감독 의지가 불확실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위반기관에 대해 통계법준수 협조요청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