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에 따른 준비부족 등으로 부실 평가를 받은 올해 국정 감사가 2주차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여야 충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원내사령탑을 선출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열을 재정비해 정부 견제에 나서겠다”고 잔뜩 벼르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론으로 가서는 상임위 곳곳에서 한 목소리로 정부를 질타하는 여야의 모습도 눈에 띈다. 큰 방향에서는 여야가 대치전(戰)을 보이고 있지만, ‘방만경영’ ‘관피아’ 등 정부의 고질적인 병폐와 부실한 정부정책 사업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꾸짖고 있다.여야는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파라벤 함유 치약에 대해 한 목소리로 식약처를 질타했다.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이 “어린이 치약의 파라벤 농도 허용치가 0.2%로 어른과 동일하다”고 지적했고,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식약처 허가가 난 치약 가운데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는 파라벤ㆍ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이 국내에서 유통 중”이라며 가세했다.여야가 합심해 맹공을 퍼붓자 결국 정승 식약처장은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그는 “내년에 치약에 들어가는 보존제에 대해 전체적으로 재평가를 하겠다”고 답했다.국가안전처 신설과 정부조직 개편을 두고 여야 간 난타전이 예고되는 안전행정위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개선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화재 진압복으로 중무장한 야당 의원의 보좌관이 국감장에 등장,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장비 실태를 보여주자 여당 의원은 “치명적인 독가스를 배출한다”며 까맣게 탄 소방복을 들고 나왔다.국방위원회는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과 정미경 의원이 ‘쟤는 뭐든지 빼딱!’이라는 메모를 주고받으며 야당 의원을 비하해 국감이 한때 중단됐었지만 그게 언제든가 싶게 여야가 한 마음이 돼 ‘군기 문란’을 문제삼았다.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이 윤 일병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참모차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대책회의를 한 사실을 폭로하자,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군의 발표와 보고 내용에 의해 윤 일병 사망 원인이 둔갑해 버렸다”고 했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도 “군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며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상위원회와 함께 국방위원회에서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여야는 “한미 양국의 협의과정이 너무 모호하고 불투명해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만 키우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사드 자체의 도입 여부에 대해선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한편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장에 파장을 몰고 오면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장에선 여야가 “통신비를 인하해야 한다”며 공감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감장에선 삼척 원전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은 “(정부의) 실책이 크다”고 지적했다.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