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출자로 회계상 단절
부담 큰 계약만 전문관리
자본부담 등 난제도 많아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공동출자하고, 각 사의 역마진 자산을 넘겨 받아 운용할 부실처리 전문재보험사가 등장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재보험업 허가 요건을 완화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금리변동 등 시장위험을 재보험사에 넘기는 공동재보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저금리로 과거 고정금리 확정상품이 역마진에 시달렸던 생보사들에게는 부담을 덜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기존 재보험사들이 역마진 자산을 순순히 받아줄리 없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비싸게 넘길 바에는 그냥 보유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보험사들이 지분을 30% 미만으로 쪼개 공동으로 재보험사를 설립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역마지 자산을 넘기는 가격결정에 간여할 수 있지만, 연결재무제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공동재보험사는 본업에 남아 있는 저금리 계약과 달리 수익률이 높은 곳에 자산을 투자할 수도 있다.
김창기 고려대 교수는 “어떻게 보면 꼼수라고 할 수 있지만, 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역마진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도 “역마진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직접 재보험사를 설립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5~7%의 확정형 고금리로 판매한 보험 때문에 지난해 역마진 규모가 3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3.55%로 떨어졌고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동재보험사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재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재보험사 최소 설립 자본금을 100억원으로 낮췄지만 역마진 고금리 계약을 인수하려면 수조원 규모의 자본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위원도 “배드뱅크의 부실채권은 거래가 되지만 보험계약은 거래가 안되고 단순히 부채만 떼어 놓는 수준이어서 공동 재보험사를 배드뱅크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각 보험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컨트롤타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