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재정적자 57조원
정부 채무는 47조원대 급증
지출 확대속 모두 역대 최대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세수)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역대 최악의 ‘세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세수 감소 속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4개월 동안의 재정적자 규모가 57조원에 달했고, 중앙정부 채무는 47조원 급증했다. 모두 역대 최대로, 나라살림이 브레이크도 없이 절벽으로 내몰리는 듯한 모습이다. ▶관련기사 9면
기획재정부가 9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6월호)’을 보면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세수는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9조4000억원)에 비해 8조7000억원 줄어들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법인세·부가가치세 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는 지난해 1~4월 24조9000억원에서 올해 21조7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 급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기부진에 따른 수익 악화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가세는 같은 기간 33조2000억원에서 29조5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줄어 주요 세목 중 가장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 등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된데다 세원의 지방이전이 겹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교통세는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9000억원 감소했고, 관세는 교역 위축 등으로 5000억원 줄었다.
반면에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와 부동산 등의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소득세는 같은 기간 26조2000억원에서 28조8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유일하게 증가한 세목이었다.
올해 세수 목표에 대비한 4월 말까지의 진도율은 34.6%로, 지난해(37.3%)에 비해 2.7%포인트 낮았다. 최근 5년 동안의 4월말 세수 진도율(38.1%)과 비교하면 3.5%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반면에 재정지출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주요 관리대상사업 307조8000억원 중 4월말까지 137조7000억원을 집행해 44.7%의 진도율을 보였다.
중앙부처는 연간계획(263조8000억원)의 45.9%인 121조원을 집행했고, 공공기관은 연간계획의 38.0%인 16조8000억원을 집행했다.
세수 위축 속에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치로 급증하고 있다. 4월말까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3000억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액(-25조9000억원)을 17조4000억원 상회하면서 4월 누적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월 말 현재 56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38조8000억원)보다 17조8000억원 많은 것으로, 4월까지 누적기준 역대 최대치다.
중앙정부 채무는 4월 말 현재 74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99조원)에 비해 불과 4개월 사이에 47조3000억원 급증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위한 국채 발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세수는 기업들의 세금 납부 시점 등에 따라 월별로 진폭이 있고,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납부기한 연장 등으로 일시적인 세수 위축이 불가피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과 생산·소비 위축 등이 겹쳐 세수 여건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악화돼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현재는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재정상태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지금과 같이 브레이크 없는 재정지출 확대가 지속될 경우 재정위기에 봉착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남유럽식 재정위기를 막기 위한 재정준칙 등 제어장치가 시급한 상태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