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동성의 힘’이라고 한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대변되는 개인들의 투자 열기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 3월 중순 이후 증시가 ‘V’자 반등에 성공한 이유 말이다. 투자시장 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과도한 투자 열기가 시장질서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예탁했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5일 현재 44조5552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말(27조3384억원) 대비 63.1% 급증했다. 개인이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1조316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갈 곳 잃은 자금들이 증시로 몰린 것에 더해 완연한 저금리 기조도 투자자들의 증시행(行)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동학개미’로 불리며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원유선물ETN(상장지수증권)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시장가격과 지표가치 간의 차이인 괴리율이 800%까지 치솟는데도 불나방처럼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며,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금융 당국이 거듭 ‘투자주의보’를 발령하고, 거래정지와 단일가 매매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일부 상품은 결국 ‘동전주’로 전락했다.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시장도 자금이 크게 유입되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 이후 4월까지 개인투자자의 FX마진거래 투자액은 498억달러로, 4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 1219원을 적용하면 한화로 약 61조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조원과 비교하면 약 1.5배 늘어난 셈이다. FX마진거래는 원화, 달러화 등 두 나라 통화를 동시에 사고 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 애초 외환 리스크 헤지를 위해 고안된 상품이지만 레버리지가 10배에 달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0배 수익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10배 손실 가능성도 있는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다.

그러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 거래 사이트가 난립, ‘신종 재테크’ ‘고수익 보장’으로 광고하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금감원은 “환율, 금, 가상화폐 등 상품의 시세 차트를 이용해 짧은 시간 내에 방향성을 맞추고 손익을 정산하는 거래는 대부분 게임 내지 도박에 가깝다”고 규정하고, 금융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설 FX마진거래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 돈이 넘쳐나면서 투자자로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진 지금, 고수익만을 보고 투자가 아닌 투기에 뛰어들 일은 아니다. 투자의 책임은 결국 투자자 자신의 몫임을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