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IS냐 PKK냐?’
국제연합전선의 무차별 공습에도 아랑곳 않고 터키 국경의 전략적 요충지 코바니를 장악한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로 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의 속사정도 복잡해졌다.
IS가 시리아와 터키 국경도시인 코바니 장악을 눈앞에 둔 가운데, IS 격퇴전을 통해 터키가 30여년 내전 중인 쿠르드족 반군의 세력이 급성장할 수 있어서다.
미국 중동터키연구소 설립이사인 괴뉠 톨 조지워싱턴대 겸임교수는 7일(현지시간) CNN 기고를 통해 시리아에서 IS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이 군사ㆍ외교적으로 힘을 받는 것을 터키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KK는 코바니 등 시리아 북부에 자치정부를 수립한 쿠르드족 정치세력 ‘민주동맹당’(PYD), 쿠르드자치정부 군조직 ‘페쉬메르가’, 쿠르드 민병대 ‘국민보호부대’(PPU)와 함께 범쿠르드 전선을 조직하고 IS에 맞서 싸우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 같은 협력 구축을 통해 페쉬메르가가 서방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를 PKK에 넘겨줄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서방에서는 PKK가 시리아에 투입할 만한 지상군으로 떠오르면서 PKK를 테러조직 명단에서 제외해주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도 문제다. 터키 정부는 IS와 PKK뿐 아니라 아사드 정권도 ‘적’으로 여기고 있다. 터키군이 IS와 PKK에 동시 대응하고 있는 사이 아사드 정권이 커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가디언은 터키 의회가 지난 2일 IS 대응을 위해 이라크ㆍ시리아 파병안을 승인했음에도 아직 구체적 작전계획이 나오지 않은 것은 서방이 아사드 정권을 견제해준다는 보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터키는 IS의 코바니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에 공습 확대를 요청했다.
얄츤 아크도안 터키 부총리는 이날 미국 측에 IS를 향한 공습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크도안 부총리는 “우리 정부와 관계기관은 미국 관리들에게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습을 즉각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코바니는 터키와 국경을 맞댄 곳이지만 그간 터키는 미국의 공습에도 참여하지 않고 국경 경비만 강화하는 등 IS의 코바니 점령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IS의 세력 약화로 자국 내 쿠르드족 반군이 득세하거나 적대관계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터키 정부는 특히 자국 내 쿠르드족들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 코바니 방어전에 합류하는 것도 불허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 내 쿠르드족 공동체의 반발이 극심해지자 직접개입 대신 시리아 내 반군 세력을 이용한 IS 격퇴에 나선 미국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현재까지 코바니에서 탈출한 쿠르드 난민 18만명과 더불어 시리아 난민 160만명을 수용했다.
AP 통신은 “IS의 코바니 공격이 시리아 내전의 잔혹함을 터키의 문 앞까지 가져왔다”고 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