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실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상당수 소상공인은 매출 감소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있다. 1997년 외환위기 경제 충격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의 어려움이 우리 경제를 덮칠 것이라는 데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 역병으로 인해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정부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 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그 이전과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는데, 경제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발생이 멈추지 않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너무 앞서나간 것일 수도 있으나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에서 관측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상 중 눈여겨볼 만한 몇 가지 측면을 그려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먼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정보통신기술 중심 산업구조 재편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을 목적으로 하는 격리와 봉쇄에 대응해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고도의 정보통신기술이 요구된다. 재택근무나 원격회의 등을 본격적으로 경험하게 된 기업이나 노동자의 입장에서도 비록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칫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업무 환경에 대해 사용자 경험이 확산돼 수용성이 비약적으로 제고된 점도 소위 ‘언택트(untact) 경제’ 확산에 기여할 것이다. 막연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재택근무 등을 통해 비대면 업무를 해보니 큰 혼란이 없었다는 경험은 정보통신기술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의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사슬의 재편과 국제무역의 위축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비용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제 분업 체제가 재편될 것은 물론 기업을 둘러싼 환경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기존의 국제 분업 체제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원칙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는 기업들이 위험관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고려해 공급사슬망을 재설계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안보의 관점에서 기존의 국제 분업 체제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경제 전반에 비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개별 기업에는 생존을 위한 변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와 사실상 제로금리에 해당하는 초저금리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실업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직면해 각국 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로 대응하고 있으며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증가한 재정지출의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조달될 것이며, 기축통화를 보유하지 못한 우리의 처지에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 국채 공급으로 인해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증가할 것이지만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이러한 압력을 완화하려 가용한 조치를 적극 활용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정책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금융 수단을 찾기 위해 더 많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기존의 관행과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삶을 번거롭게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