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노하우 공유’ 잇단 요청

외교 ‘중견국 위상 강화’도 눈앞에

“이미 우리는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됐다. ‘K-방역’은 세계 표준이 됐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과 국민적 자부심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년을 맞아 진행한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K-방역은 세계 표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보여준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발판으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견국’으로서의 위상 확립과 국제사회 속 역할 강화를 목표로 했던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대규모 진단 능력을 바탕으로 한 개방성과 투명성, 민주성 등 3대 대응 원칙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었다.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뛰어난 방역 성과가 다시 주목을 받으며 직접적으로 방역 노하우 공유를 요청하는 국가도 늘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의 방역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열린 국제 화상회의만 20여 차례로,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이 참석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역내 7개국 외교차관 회의도 8회째 진행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강조해온 개방의 원칙을 도입하는 국가가 점차 늘고 있다. 폐쇄적 정책으로 오히려 방역 대응 비판을 받았던 사례와 대비되며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변한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도 코로나19 사태 직후부터 31차례에 걸쳐 주요국과 정상통화를 갖고 ‘K-방역’ 홍보에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넘어서 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우리가 염원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외교적 목표를 설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달라진 외교 환경 속에서 우리 정부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대통령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조언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최근 외교 환경은 실무진보다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행동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섰던 만큼 이후 다른 외교 사안에서도 대통령의 외교적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도자들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향후 대응에 대한 대통령의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며 “방역 과정에서 전 세계의 모범이 되는 등 대처를 잘했던 만큼,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