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인도 무슬림들에게 아이들 놀이터와 주차공간이 있고 잘 갖춰진 보안에 수영장이 딸린 중산층 수준의 주거생활은 꿈같은 얘기다.
물론 법적으로 무슬림에 대한 주거공간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거주공간을 확보할때까지 이들이 넘어야 할 벽은 높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같은 차별을 지적하면서 힌두교인에 비해 소수인 무슬림들이 주택마련에 대한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힌두교도가 80%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무슬림 인구는 12~18% 정도에 불과하다.
뉴델리시는 무슬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표면적으론 ‘엘리트 무슬림들을 위한 꿈의 집’으로 불리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종교 차별 때문에 힌두교인들이 개발 반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문건에는 “무슬림 사회에 아이들을 위한 적절한 사회 및 교육환경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으며 클러스터 몇 군데를 선정해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최근 무슬림 중산층도 늘어나고 있어 더 나은 주거에 대한 수요도 있다.
2006년 인도 무슬림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던 경제전문가 아부살레 샤리프는 “무슬림 커뮤니티 사이에서 중산층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우파 힌두교인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들은 당국에 개발 제안을 취소할 것을 건의했다.
복합지구 368엔 이슬람사원인 모스크가 함께 개발되기 때문에 다수인 힌두교인들과 소수인 무슬림 사이에 분열이 더욱 조장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힌두교인 일부는 심지어 개발자를 체포하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무슬림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다수의 무슬림들은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모두 적절한 오락시설이나 도시개발계획 없이 게토(빈민가)에서 살고 있으며 종교에 따라 거주지가 구분돼있다.
일부 무슬림의 경우 힌두교인들이 점거하다시피 한 지역의 주택이나 빌딩을 구매하거나 빌릴 수 있다.
그러나 인구밀집과 건물 노후화, 불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주택 개발까지는 많은 무슬림들이 수많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인도는 법적으로 주거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지 않지만 인도의 각 도시에서 주거에 대한 차별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FT는 지적했다.
일부 사회활동가들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지사로 재직한 구자라트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힌두교인들의 무슬림에 대한 부동산 판매를 금지하는 ‘문제지역법’(Disturbed Areas Act)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지난 1991년 처음 실시된 이 법은 폭력사태 등 문제가 있는 지역을 지정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 부동산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이 법에 따라 주도 아흐메다바드의 40%에 달하는 면적이 무슬림의 부동산 매입 금지대상이 되고 있다.
뭄바이시는 채식주의자만 매매가 허용되는 지역이 따로 있다. 채식주의자만 허용된다는 것은 힌두교 계급제도인 카스트제도 상에서 상위 계층 혹은 극소수 자이나교 부유층만 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카스트 하위계급 뿐만 아니라 육식을하는 이들, 무슬림 가정은 제외된다.
델리시의 종교분리를 연구했던 가잘라 자밀 사회개발위원회 연구원은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무슬림에게 부동산을 팔지 않을 것”이라며 “무슬림에게 판매를 꺼리지않는 주택소유자라 할지라도 큰 사회적 압력에 직면할 것이고 이는 무슬림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향후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샤리프는 이에 대해 “이들(무슬림 중산층)은 현대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자금과 열망이 있다”며 “만약 이들이 주류시장에서 주택을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자신들의 거주지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