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며칠 전 미국인 억만장자의 지난해 기부액이 공개됐습니다. 예상대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가 지난해 기부액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게이츠 부부는 작년 기부액 3조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30조원을 기부했습니다. 게이츠 회장의 현재 자산 80조원의 30%가량에 해당하는 큰 돈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빌 게이츠 회장의 총 기부액이 만수르의 개인 자산과 비슷하네요. 근데 만수르도 기부를 하나요?”
최근 국내에서 관심이 높아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왕자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44)의 개인 재산은 약 34조원, UAE 국부펀드 운용자금을 포함한 왕가 전체 재산이 약 1000조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만수르가 부총리로 있는 UAE의 현지 언론들이 올 4월 대대적으로 보도한 소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UAE가 지난해 세계경제협력기구(OECD) 28개국 가운데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장 높은 비율로 빈국을 지원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UAE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액은 2012년보다 375% 증가한 52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GNI 대비 ODA 규모는 2012년(0.27%)보다 5배 가량 늘어난 1.25%로 나타났습니다.
원조공여국 모임인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소속 28개국의 평균 GNI 대비 ODA 규모가 0.3%, 유엔(UN)의 권고치인 0.7%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ODA 지원액 17억4400만달러와 비교해봐도 UAE의 지원액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UAE가 정치적 위기를 겪은 군부 통제하의 이집트에 대해 금융지원액을 3배 이상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UAE 내부에서는 만수르 부총리가 빈국 지원액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루브나 알카시미 UAE국제협력개발부 장관은 올 4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ODA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만수르 부총리의 직접적이고 끊임없는 후속조치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만수르 부총리는 빈국에 대한 지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원조 국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만수르 부총리는 극심한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서도 꾸준히 지원해 왔습니다. 올 초 시리아 난민을 위해 3억달러를 내놓는다고 직접 밝혔고, 지난달에는 시리아 난민 88만명을 위한 난민 치료 등 구호활동을 지원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만수르의 개인 기부액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수르가 중동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정치가인 것을 미뤄보면 적지않은 금액을 기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빈국에 대한 지원을 급속히 늘리고 있는 만수르. 그의 야심이 세계로 향하고 있는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