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영장 없어 증거능력 없다고 본 원심 깨고 다시 판단

대법원 [헤럴드경제]
대법원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하다 체포된 현행범이 임의제출한 휴대전화도 증거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카메라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35)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죄를 실행 중인 현행범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 현행범이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은 임의제출한 물건이라 사후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2018년 3월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관은 박씨로부터 휴대전화를 압수한뒤 복제출력한 사진을 증거로 확보했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박씨에게 현행범 체포 당시 범행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박씨의 과거 7차례에 걸친 불법촬영에 대해선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경찰이 현행범 체포할 때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한 휴대전화의 저장정보를 탐색해 복제출력한 사진들은 형사소송법 상 영장에 의하지 않은 압수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체포할 때 임의제출 물건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례가 있음에도 원심이 이를 잘못 판단했으니 사건을 다시 살펴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