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통한 권유일 뿐” 주장했지만 부당 개입 인정돼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직접 노조 탈퇴를 권유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전했다 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2부(부장 홍순욱)는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보육교사의 노조탈퇴를 직접 압박한 것이 아니므로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보육교사 B씨는 원장의 노조 탈퇴 종용이 부당한 간섭이란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노동조합의 탈퇴를 권고·요구하는 행위는 노동조합의 조직에 대해 간섭·방해하는 행위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며 “사용자가 제3자를 통해 근로자에게 노동조합의 탈퇴를 권고·요구하거나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의 의사를 전달한 경우에도 사용자의 행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는 이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학부모 대표를 원장실로 불러 ‘노조 활동은 보육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B씨가 노조를 탈퇴해야 선생님들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한 점을 고려했다. 학부모 대표는 원장과 교사 B씨 사이에 더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완곡히 거절했지만 결과적으로 B씨에게 말을 전달했는데, 이는 A씨의 개입 때문이라고 봤다.
뿐만 아니라, B씨 등 노조원들이 결과적으로 단결권 침해 등 불이익을 받진 않았으나, 사용자의 개입만으로도 부당노동행위는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해온 A씨는 2018년 학부모 운영위원장을 불러 노조에 가입한 보육교사들을 탈퇴시켰으면 한다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 이를 전달받은 교사 B씨등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임을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가 B씨 손을 들어주자 A씨는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