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휘발유가격 리터당 1293.96원
리터당 세금비중 70%…주유소 ‘속앓이’
“활동 개시되는 지금 유류세 인하 적기”
“리터당 1200원대라 하지만, 이중 세금이 900원가량입니다. 왜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너무나 억울합니다.” (주유소 사장 A씨)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자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에 붙는 유류세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900원 가까이 부과되는 세금이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93.96원을 기록 중이다. 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올해 1월 1570원대를 시작으로 지속해서 하락 추세에 있다. 지난 한 달 사이의 내림세는 더욱 가팔랐다. 지난달 25일 리터당 1424원이던 것이 이달 1일 1384원을 기록한 뒤, 22일 1200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하락하는 휘발유 가격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속내는 불편하다. 연일 휘발유 가격이 ‘물값보다 싸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리터당 13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주유소 업계는 소비자들의 이 같은 반응에 속앓이한다. 현재의 세금 구조로는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의 가격으로 내려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2일 가격인 리터당 평균 1295.22원 가운데 정유사와 소비자들이 정부에 내는 세금은 885.81원에 달한다. 소비자 가격 중 세금 비중은 68%였다. 극단적인 가정으로 제품 원가가 0원이 된다 해도 세금은 동일하게 부과된다.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세금 구조가 정액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를 기준으로 현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육세, 주행세 등으로 구성된다. 교통·에너지·환경세에 리터당 529원이 정액으로 부과된 뒤, 이 529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를 기준으로 16%와 25%의 정률로 교육세와 주행세가 부과하고 있다. 정률이라 하지만, 기준 금액인 교통·에너지·환경세가 정액인 만큼 사실상 정액 부과와 동일하다. 여기에 판매 과정에서 10%의 부가가치세마저 부과되자 세금이 900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 같은 기형적인 세금 구조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경기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현시점이 유류세 인하의 적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유류세로 대표되는 간접세는 소득 불평등을 강화하는 부작용이 지적되고 있어, 저소득층의 지원 등을 위해서도 적합한 접근이라는 조언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 11월 경기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 등을 위해 6개월간 15% 한시 인하했던 유류세를 한 차례 연장해 지난해 8월까지 적용한 바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유류세 인하는 정유사의 부담을 덜고 국민도 저렴한 가격에 소비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카드”라며 “마침 현시점이 코로나19의 기세가 주춤하며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유류세 인하의 정책 효과가 커질 적기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