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혈세 725억원을 들여 지었다가 ‘규격 미달’ 판정으로 애물단지가 된 대구육상진흥센터(이하 육상센터)가 올해의 대구시 건축대상으로 선정돼 논란을 빚고 있다.
대구시는 7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 결정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구시민단체 등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시는 지난 6일 ‘제23회 대구시 건축상’의 최고작인 대상에 육상센터를 선정했다.
디자인, 구조, 계획, 건축 등 12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구시건축상선정위원회가 시 건설본부, 일선 지자체 등이 추천한 25개 후보작을 두고 설계도 및 현장 심사, 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결정했다.
육상센터는 전체 12표 중 8표를 얻었다. 공사를 담당한 시 건설본부가 직접 후보작으로 추천했다.
실내육상경기장을 중심으로 부대시설인 육상아카데미·갤러리가든·세계육상경기대회 기념관 등이 삼각형 모양으로 감싸는 형태를 취한 점, 육상의 스피드를 연상하는 듯 날렵한 형태를 한 점 등이 도시 미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육상센터는 당초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잘못 지어진 건축물이란 점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2011세계육상대회 유치를 기념해 지난 2010년 3월부터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대구스타디움 서편 2만7000여㎡ 부지에 국·시비 725억원을 들여 지상 4층의 육상센터를 건립했다.
공사는 삼성물산과 화성 등 4개 업체로 구성된 민간컨소시엄이 설계·건축 등을 모두 담당하는 턴키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1급 국제육상대회 유치를 목표로 지난해 6월 완공한 건물은 ‘규격 미달’로 판명돼 국제공인을 받지 못했다.
선수들이 경기 전에 몸을 푸는 실내 웜업장(850㎡)이 국제대회 유치 기준(3300㎡ 이상)에 미달된 것이다.
이에 대구시와 시공사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법정 다툼을 벌였고, 완공 후 반년이 지나서야 개관했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동호인이 5000원을 내면 하루종일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는 ‘동네 배드민턴장’이나 유치원 행사장 등으로 전락했다.
또 다른 활용 방안으로 대구FC 프로 축구선수들의 숙소로 거론되고 있다.
시는 육상센터에 1급 국제육상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내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또다시 혈세 수십억원을 들여 연면적 4600㎡의 웜업장을 새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디자인, 구조, 계획, 조경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상으로 선정했고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시민들은 “대구시의 미숙한 사업추진으로 규격 미달이 된 건축물이 대상으로 선정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시가 추천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전시행정”이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