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대상 ‘이상 거래’ 조사
편법증여·법인자금 유용 등 835건 국세청 통보
수원·안양·위례·군포·인천 등서 담합 사례
국토부 “집값 담합 11건 형사입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 소득이 없는 10대 A군은 부모님과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의 약 35억원 아파트를 샀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조모와 공동명의로 소유하던 15억원대 주택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부부관계인 남편 B와 아내 C씨는 시세 약 38억원의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를 구입했다. B씨는 증여 12억원을 포함한 자기자금 약 18억원, 차입금 20억원으로 집을 마련한 것이라고 소명했으나 실제 매수대금 중 17억원은 B씨의 아버지가 대표인 법인 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는 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국세청·서울시·금융감독원·한국감정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투기과열지구 실거래 3차 관계기관 합동조사’에서 이 같은 사례를 포함한 이상 거래 1694건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3차 합동조사는 지난 1·2차 조사에 이어 올해 1월부터 약 3개월간 투기과열지구 31개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출범한 국토부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이하 대응반)과 한국감정원 ‘실거래 상설조사팀’이 투입돼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신고된 공동주택 거래 1만6652건 중 약 10%에 해당하는 1694건에서 이상 거래가 포착됐다. 이달까지 소명자료 검토가 완료된 1608건 중 친족 등 편법 증여 의심 건, 법인 자금 유용 탈세 의심 등 835건은 국세청에 통보된다.
타 용도 법인 대출 또는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 구매에 활용해 대출 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75건은 금융위와 금감원, 새마을금고 소관 부처인 행안부에 통보해 대출 취급 금융사를 대상으로 규정 위반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상 금지하는 ‘명의신탁약정’이 의심되는 2건은 경찰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계약일 허위 신고 등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11건에 대해서는 약 4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전체 1694건 중 대응반이 출범한 2월 21일 이후 조사가 시작된 서울 외 투기과열지구(268건)의 86건에 대해서는 소명자료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이상 거래 발생 건수는 436건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마포·용산·성동·서대문구에서 225건(13%), 그 외 17개구에서 765건(45%)이 나왔다. 서울 외에서는 경기 176건을 포함한 268건(16%)이었다.
거래금액별로는 9억원 이상 567건(33%),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460건(27%) 6억원 미만 667건(40%) 등이었다. 유형별로는 자금 출처 불분명·편법 증여 의심 사례가 1556건, 실거래 가격 허위 신고 의심 사례 등 138건이었다.
국토부는 이날 ‘집값 담합 관련 수사 중간 결과’도 발표했다. 대응반은 한국감정원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접수된 집값 담합 의심 건 총 364건을 검토, 우선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166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적발된 담합 사례는 ▷집값 담합을 유도하는 안내문·현수막 게시 ▷온라인카페 등에 담합을 유도하는 게시글 게재 ▷개업 공인중개사가 단체를 구성해 단체 구성원 이외의 자와 공동 중개를 제한해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거래를 방해하는 행위 등이다.
대응반은 신고자 진술 확보, 현장 확인, 입수 증거 분석 등을 거쳐 범죄 혐의가 확인된 11건을 적발해 형사 입건했다. 이 중 온라인을 활용한 10건에 대해서는 피의자 특정과 혐의 입증을 위해 관할 검찰청에 온라인카페, 사설 공동중개정보망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이른 시일 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담합은 경기 수원·안양·위례·군포와 인천 등에서 주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현재 내사가 진행 중인 건은 100여건이다. 집값 담합 금지 규정 시행 이전의 행위나 단순 의견 제시 등 55건은 혐의 없이 내사 종결됐다.
한편 대응반은 지난 2월 21일부터 실거래 직접조사권한을 부여받아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된 전국 9억원 이상 주택 거래 1300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집값 과열지역이나 증여성 또는 법인 개입 매매, 부정 청약건 등에 대한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법인에 대한 조사는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실거래 신고 내역 분석 결과, 최근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매법인 등 법인의 주택 매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개인에게 적용되는 대출·세제상의 규제를 회피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 매매법인 등의 거래 동향을 살펴보고 있고 이들 법인의 법인세 탈루, 대출 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