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지침보다는 이렇게 살고 있다는 삶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6일 오후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이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임시완이 자기 몸보다는 다소 커보이는 양복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옷차림에서부터 어눌한 사회 초년병의 모습이 읽힌다. 케이블 채널 드라마 ‘미생’의 제작 발표회 현장, 임시완은 ‘샐러리맨의 교과서’로 불리는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시청자와 만난다.
드라마에서 임시완은 한 때는 바둑영재로 불렸지만, 현실은 낙하산이라는 눈총을 받는 스물여섯의 직장인의 무게를 안은 장그래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래’ 라는 이름과 순한 성격 탓에 별칭은 ‘예스맨’이다.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기 전인 어린 나이부터 오로지 바둑이라는 세상 안에 살던 장그래는 기원 입단 실패 이후 냉혹한 정글 속으로 내던져진다. 바둑이 전부였기에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스물여섯 인턴사원의 어눌함은 몸에 맞지 않는 양복을 입은 임시완의 모습에서 고스란히 비쳤다 .
이미 지난해 ‘미생 프리퀄’을 통해 작품을 만난 이후 두 번째, 임시완은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꼭 출연하고 싶었다”는 말로 ‘미생’에 한 번 더 도전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개인적인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작과의 비교 때문이었다. 임시완은 “프리퀼에서도 장그래를 연기했기 때문에 비교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언급하며 “하지만 프리퀄과 드라마를 독립적으로 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잘 살리기 위한 방법은 ‘몰입’이었다. “장그래의 정서와 감정을 최대한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임시완은 “직장인 친구들이 있어서 평상시 모습을 많이 물어봤고 삶의 이야기를 물어봤지만, 일부러 회사 체험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최대한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연기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면서 “(연기를 한 이후)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많이 대입하려고 했다”며 “어리바리한 모습도 입혀보려고 했다. 진짜 내 모습이 나오기 때문에 부끄럽다고도 생각을 했다. 헤매는 모습이 많이 닮아 그런 모습을 끌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장그래를 연기하는 임시완과 드라마에선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추고, 직장생활의 멘토가 돼줄 오상식 과장을 연기할 이성민은 임시완 캐스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임시완이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착한 애가 들어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성민은 “내가 본 장그래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그 이유를 덧붙였다.
임시완은 이날 제작발표회 말미 드라마 ‘미생’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한다는 지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닌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라며 “맥주 한 잔 하며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사회 초년병의 눈을 통해 그린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의 교과서 ‘미생’은 오는 17일 오후 8시40분 첫 방송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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