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유가 급락으로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합의 실패로 시작된 유가 하락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세해 배럴당 20달러대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유사의 1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유가 반등을 위해선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감산과 미국 셰일 리그 수의 감소가 절실한 상황이고, 유가가 반등 하더라도 그 반등 폭이 제한적일 것이며 정유업체의 뚜렷한 실적 회복을 확인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1분기는 정제마진의 악화와 재고평가손실 모두 반영되며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함 연구원은 관측했다.

1월부터 3월까지 월간 유가 변동은 각각 -1.75, -7.27, -14.8달러다. 단순 계산으로 정유사별 재고평가 손실은 배럴당 SK이노베이션 200억원, S-Oil 100억원을 가정했을 때 각각 5000억원, 25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추정됐다.

정제마진은 전분기 대비 3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함 연구원은 "정제마진 추이와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실적을 비교해 보면 2019년 1분기 4.9달러/-60억원, 2019년 4분기 7.1달러/1110억원이며 올해 1분기 정제마진이 약 4.8달러 내외로 추정된다"면서 "마진 감소와 재고평가손실 감안하면 1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는 원유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의 래깅을 고려하지 않은 마진이며 유가 급락을 고려한 래깅 마진으로는 실적 하락폭이 더 클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실적 개선은 3분기는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 연구원은 "원유의 수요 회복은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나 극적인 공급 감소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유가의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곧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2분기까지 실적 개선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기대해야 하는 건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른 원유와 정유제품 가격 반등보다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효과"라고 부연했다.

현재 경유와 벙커유 가격 격차는 40달러대에서 10달러대로 들어섰다. 함 연구원은 "다시금 경유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경유 수요 증가에 따른 재고 감소세가 확인되는 3분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