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연연 안해…추경 규모 감당할 수준서 할 것”
재정적자 걱정엔 서산대사 ‘답설야중(踏雪野中)’ 시로 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규모를 두고 자신에 대해 '해임건의' 압박카드를 꺼낸 더불어민주당에 정면 반박, 정부-여당 간 추경 '밀당'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3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안 규모에 대해 “어려운 계층 지원도, 경제 살리기도, 재정 지원의 합리성·형평성도, 그리고 재정 건전성과 여력도 모두 다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대표가 직접 정부의 추경안(11조7000억원 규모)이 부족하다며 비판을 노골화한데 대해 경제총괄 컨트롤타워로서 신념을 대놓고 내비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번 추경을 위해 10조3000억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되면서 나라살림 적자비율이 외환위기 후 최대가 되면서 재정 건전성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은 홍부총리 거취까지 거론하며 정부 추경안 11조7000억원에서 6조3000억∼6조7000억원을 증액해 18조원대를 목표로 하는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부총리에 대해 “(추경 규모를 두고)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고 거취를 갖고 압박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그동안 코로나19 방역과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우리 경제의 모멘텀과 힘을 키우고자 총력을 다해왔고, 특히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혹여나 (제가)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홍 부총리는 “저도 민생의 절박한 목소리를 가슴으로 느끼면서 과연 무엇이 국가 경제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해왔다”며 “지금은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가슴 뿐만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눈 덮인 들판을 지나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뒤따라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는 서산대사의 ‘답설야중(踏雪野中)’ 시구에다 백범의 시 구절을 인용,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오직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가 자신의 말대로 여당의 추경 증액이나 2차 추경에 끝까지 버틸지, 아니면 백기를 들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