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빅데이터로 시세 제공
은행권 “신뢰 구축 시간 걸릴것”
연립·다세대 주택은 아파트 대비 담보대출 가능액수가 턱 없이 부족했다. 유동성이 떨어져 가치판단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핀테크 업체들이 아파트 외의 주택에 대해서도 객관화한 자료를 잇따라 제공하고 있다. 연립·다세대 주택도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출 뿐 아니라 거래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를 주로 취급하는 핀테크 업체인 빅밸류·공감랩·4차혁명·자이랜드 등은 시중은행과 손을 잡고 ‘빌라대출’로 대표되는 연립·다세대 주택 대출상품을 출시하거나 개발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이들 업체를 혁신서비스 사업자로 선정해 소규모 주택의 부동산 시세를 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일시적으로 부여했다.
이에 핀테크 업체들은 실거래 사례, 공시가격 등 자료들을 종합해 빅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이용해 빌라 등 소규모 주택 가치를 산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빌라 등 소규모 부동산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하던 경향의 주요 원인인 주관적 견해나 막연한 불안감은 이 과정에서 걸러진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연립, 다세대 주택 등의 담보가치를 책정하기 위해 감정평가 기관에 가치산정을 의뢰하거나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빌라는 기본적인 환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담보가치를 설정해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평가기관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으로 가치를 측정한다”며 “여기에 더해 은행 차원에서 더 보수적인 접근을 하기 위해 평가기관이 내놓은 가격의 90%가량만 인정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빌라 담보를 설정할 때 A 중개업소가 시세를 3억 2000만원이라고 부르고 B 업소는 2억 8000만원이라고 불렀다면, 은행이 참고하는 기준가는 2억 8000만원이 된다”고 했다.
빅데이터 이용한 시세가 쌓이기 시작하면 이런 연립과 다세대의 상대적 불이익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감랩은 KB국민은행과 자이랜드는 NH농협은행과 상품 출시를 의논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시행 초창기인 만큼 핀테크 업체들의 담보가치 산정 능력이 시장에 받아들여지기 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핀테크 업체는 시중은행과 4개월 동안 작업을 하고 있지만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은행에서 특정 주소를 주면 그 담보의 가격을 맞추는 식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오랜기간 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시세산정 능력에 아직 의구심을 가지는 듯 하다”고 전했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