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보안시설’ 청사내 확진자 급속 확산…집단감염 현실화 우려

대체인력 없어 자가격리도 호사…윗선 눈치보여 ‘노마스크’ 새풍경

[헤럴드경제=김대우·정경수 기자] ‘공직자는 아플 자격도 없다’는 말이 정부세종청사 일대에 현실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공무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공직자 1만5000명 이상이 '국정 보루'와는 어울리지 않게 전염병 확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도 없이 집단감염 위험에 노출된 채 업무에 임해야 하는 처지다.

만에 하나 세종청사 내에서 코로나19가 집단발생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경우 무작정 버틸 수도 없어 ‘사수’도 ‘철수’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딜레마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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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진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양수산부에서 11명, 보훈처 1명,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각각 1명, 대통령기록관 1명 등 총 1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일부 집단감염 양상이 급속도로 나타나고 있지만 해당부처 관련부서만 폐쇄하고 공직자들은 무방비에 가깝게 바이러스 전선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부는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자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직원 자택 대기를 원칙으로 하고 부서장 판단에 따라 200여명만 출근했다. 해수부 직원 수는 약 600명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7일 확진자가 발생하자 1, 5, 6층 소독 등 방역 조치와 함께 역학조사 조사 시까지 확진자 접촉 직원은 재택근무, 연가 등을 활용해사무실 출근을 자제토록 조치하고 출근할 경우 마스크 착용 철저, 사무실 내 동선 및 대면접촉 최소화 등의 대응을 했다. 코로나19 대응준칙에 머무르는 수준으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부서와 해당 층을 소독하고 부분 폐쇄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다.

이런 가운데 11일 하루사이 세종청사 내 확진자가 7명이나 나오면서 청사내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세종청사는 모든 건물이 연결돼 있어 집단감염에 취약한 구조다. 최근 연결통로를 막았지만 건물옥상은 그대로 뚫려 있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해수부의 한 사무관은 “다른 어떤 곳보다 철저하게 소독하고 관리했고 콜센터처럼 촘촘하게 앉아 근무하는 것도 아닌데도 한 층에서 여러 명이 감염되는 걸 보니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업무 마비는 이미 진행형이다. 검사를 받고 자택대기 중인 한 직원은 “공무원 업무는 협의 과정이 핵심인데 집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민원인도 만나고 지방 출장도 다녀와야 해서 빨리 음성 판정을 받고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과장급 관계자는 “차라리 청사 폐쇄를 하고 전원 재택 대기를 한다면 방역면에선 최선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 불편이 국민들에게 돌아가기에 그럴 순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들은 자가격리 등에서도 유연한 대응을 강요받고 있다. 대구와 경북지역을 가는 공무원들의 경우 대체인력이 없어 자가격리없이 바로 사무실로 출근하는게 보통이다. 차관이나 실국장 등 고위관계자들도 자가격리없이 바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다 마스크 대란으로 공무원들이 마스크 없이 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남편이 마스크없이 회의하는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정부가 건강한 사람들은 마스크 쓰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 자신의 건강을 자신할 만한 상황인지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스크 없이 하루종일 회의하고 근무하면 가족들은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인데도 속앓이만 하고 있는 게 세종시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