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방역만큼 심리적 방역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우울감, 무기력증,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마음 병’ 환자가 늘고 있다. 자가격리, 재택근무 등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1339콜센터로 우울감, 불안감 호소와 같은 심리상담 민원이 하루 10여건 발생하고 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여건씩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심리상담 미원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접수되고 있다.
주로 기운이 없고 무기력하다거나 잠을 잘 못잔다는 내용이 많다. 의심이 많아져 주변사람들을 경계하게 된다는 반응도 있다. 또 확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직장 동료, 동네 주민들로부터 받는 눈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민원인은 확진자뿐만 아니라 자가격리 경험자,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특히 약 6000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구·경북 주민은 외부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한다. 대구·경북에서 왔다고 하면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도 있고, 주변 지인들도 만남을 꺼려하는 일을 겪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른바 ‘코로나 블루(blue·우울감)’로 불린다. 일상을 잃어버리면서 일어난 변화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아이들은 등교를 하지 않으면서 주변인들과 접촉이 사라졌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간 갈등도 생겨났다. 실제로 자살까지 고민해봤다는 상담이 있었다고 한다.
육성필 한국심리학회 위원장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어찌할지 모르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누군가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싶다거나 자살까지 생각해봤다는 반응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과의 단절로 인해 스트레스, 불안, 초조 등 심리적 불안정한 상태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