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은행대출 부실 우려
민감업종 여신비율 14%
정책대응 방법·효과 변수
지방가계대출 건전성 취약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코로나19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 은행의 대출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때마침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최근 발간한 한국의 은행관련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 은행이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은행의 신용 등급을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대출 부실 가능성도 우려했다.
피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특히 중소형 서비스업종에 대한 타격이 크다는 점을 주목했다. 여행, 교육, 문화, 교통, 오프라인 상점 등 사람들의 직접적 접촉이 많은 부분이다. 이들 업종은 국내 은행권 대출 가운데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은행의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이 1.1% 정도로 양호하지만 글로벌 공급 중단과 여행 제한으로 상업활동이 위축되면 서비스 부문의 신용대출 비용이 급상승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체 은행 대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제조업(24%)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열어놨다.
보고서는 은행의 부실 가능성 여부는 정부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확장형 통화정책이나 경기 대응적 대출 완화 등 정부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 숨통을 틔일 것이란 기대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0년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증가액은 전월대비 9조3000억원 늘어 대출 잔액이 900조원을 돌파했다. 2004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주택담보대출이 대폭 증가하면서다.
서울의 주담대 건전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심각한 지방이다. 11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휴업을 검토하는 등 지방의 경제 타격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 오히려 대출 규제를 하지 않으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수도권보다 7%포인트 가까이 높은 상황이다. 대출 부실이 터진다면 약한 고리인 지방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