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가격 kg당 4059원…한달전보다 44%↑
삼겹살 소매가도 19.6% 증가 상승세 지속
도매시장 비축·가정집 소비 증가 등 영향
양파·청양고추 등 채소류 가격도 오름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둔화된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은 최근 한달새 2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가는 40% 넘게 상승했다. 일부 채소류도 가정에서 활용도 높은 품목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를 보여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제공하는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탕박, ㎏당)은 4059원으로, 한달전(2월7일) 2818원 보다 44.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소매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9일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100g) 소매가격은 1902원으로 일주일전(3월3일, 1625원)보다 17.0%, 한달 전(1591원)보다 19.6%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돼지갈비는 2월 일 평균 도축마릿수가 전년대비 3.4% 증가하면서 시장 내 재고량이 늘어 가격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외식 및 단체급식 시장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이같은 가격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농림축산식품부와 외식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 이후 고객 감소율이 59.2%에 이르렀다. 또 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로 돼지고기 대량 소비처인 단체급식 판로도 막힌 상황이다.
이 같은 악재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건 도매시장에서 비축 물량을 늘리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수급이 불안해질 것을 대비해 돈육을 비축하면서 시장 물량이 줄어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코로나 이후 외식수요가 다시 늘고 조만간 개학 시기가 찾아오면서 돼지고기 대량소비가 이뤄질 것을 예상해 재고를 늘리고 있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돼지고기 소비가 늘고 있는 것도 최근 가격 상승세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한돈농가와 유통업체들은 소비 진작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이어왔다.
이와 함께 코로나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것도 돼지고기 가격 오름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외식시장에선 수입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만, 가정에선 국산 돼지고기를 구매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명수 연구원은 “한돈 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계 할인행사와 최근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축산농가는 돼지고기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던 데서 이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최근 가격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돼지고기 생산원가는 ㎏당 37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파, 청양고추 등 채소류 가격도 코로나 확진자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지난달 초와 비교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양파(상품, 1㎏) 소매가는 2535원으로 한달 전과 비교해 43.5% 상승했다. 청양고추(상품, 100g) 가격은 1794원, 애호박(상품, 1개)은 2526원으로 각각 10.3%, 17.8%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후 이들 품목의 소비자 구입량은 줄어들었지만, 재배면적 감소와 기상악화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