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마스크 수출 중량 224만여㎏ 중 178만여㎏이 中으로

‘마스크 대란’에 5부제까지 도입했지만 시민들 “체감상 차이없어”

전문가들 “마스크 판매,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 기능에 맡겨야”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인근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마스크 5부제에 따라 출생 연도 끝자리가 1과 6이면 월요일, 2와 7이면 화요일, 3과 8이면 수요일, 4와 9이면 목요일, 5와 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연합]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인근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마스크 5부제에 따라 출생 연도 끝자리가 1과 6이면 월요일, 2와 7이면 화요일, 3과 8이면 수요일, 4와 9이면 목요일, 5와 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전국적인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가운데, 마스크 품귀현상이 극심했던 올해 1~2월 사이 마스크 수출 중량 중 대(對)중국 마스크 수출 중량이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마스크 5부제’, 마스크 관련 불공정 행위 여부 감시 계획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보단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관세청이 조사한 방직용 섬유의 그 밖의 물품(마스크)의 대(對)세계 수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수출 중량 224만여 ㎏ 중, 79.4%에 달하는 178만여 ㎏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올해 1월 수출량의 경우도 수출 중량 174만8839㎏ 중 76.1%에 달하는 133만1494㎏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2월에 2만6500㎏이던 중국 마스크 수출 중량과 비교하면 1년 새 67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에는 마스크를 비롯, 섬유로 된 기타 제품도 포함돼 해당 통계가 마스크만 따로 분류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 수출이 올해 1~2월 사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수출량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같은 기간 국내에선 대형 마트의 마스크가 동나고 온라인 쇼핑몰의 마스크 판매량이 4000% 이상 증가하는 등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었다. 이른바 중국 보따리상의 국내 마스크 ‘싹쓸이’ 논란이 일자 정부는 지난달 5일 마스크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내리고, 이튿날 마스크 1000매 이상 수출 시 신고를 하도록 규제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여전히 마스크 구매에 불편을 겪자 정부는 이달 9일부터 출생 연도에 따라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시행 첫날 공급된 공적 마스크는 701만9000여 개다. 정부 발표대로 전체 생산량의 80%가 공적 마스크로 나갔다면 시장에는 약 877만개의 마스크가 공급된 셈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히 존재했다.

직장인 조모(33) 씨는 “5부제를 하기 전이나 시행 후나 (마스크를)못 사는 것은 똑같다”며 “어제(9일) 약국에 방문했지만 판매 시작 전부터 줄이 200m 정도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당 마스크)250장을 판매한다고 하는데 1m에 한 명만 있어도 못 사는 셈”이라며 “이후 다른 두 군데 약국도 돌아봤지만 모두 품절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공급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개입보단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하며 더 일찍 마스크 수출을 막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공정위가 나서는 건 의미가 있고 효과도 있지만 마스크 5부제를 한다고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며 “공급을 위한 생산 설비를 갖추고 공급이 사라진 후 사라진 수요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제조업체에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조기에 국내에 마스크가 부족해질 상황을 고려해 수출을 막고 수입을 확대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도 마스크 수출을 할 때 이렇게까지 마스크가 부족해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5부제 같은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