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국면서 ‘득보다 실이 크다’ 판단

-“협상 죽었다”…북미대화 교착 장기화 전망

-국정연설서 ‘北’ 언급없어…속도조절 분석

“트럼프, 北 관심 시들…대선 전 김정은과 회담 원치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 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이 언론은 미국 대선국면에서 트럼프 캠프의 참모들은 북한 문제가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1년간 이어지고 있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CNN은 10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국면에서 최근 자신의 고위 고문들에게 ‘11월 대선 전엔 김 위원장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유세에 집중하면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욕구도 시들해졌다고 소식통들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행정부가 최근 대북정책에서 ‘인내하는 외교’를 강조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을 다시 꺼내든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CNN의 보도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와 국무부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가 난항을 겪어왔으며, 특히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이 결렬되자 좌절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노력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협상은 “죽었다”고 직설적으로 묘사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 정부가 북한 여행을 위한 ‘특별여건 허가증’ 발급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 인사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결정적인 이슈라고 믿지 않는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 등 대북외교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대선 레이스에도 도움될 게 없다는 게 캠프의 판단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 서클 내에서도 북미간 협상 재개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잠재적인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4일 국정연설에서도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