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서 쓰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 인정

벤처 인증 민간이 담당, 출연연 연구원도 창업 휴직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국내 벤처 생태계가 인증부터 투자까지 민간으로 무게중심을 한 발 옮기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는 벤처 생태계를 지탱할 양대 법안인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 개정안을 11일 공포했다.

지난해 정기 국회를 통과한 두 법안 모두 ‘제2 벤처붐’을 앞당길 법안으로 꼽히며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벤처투자 촉진법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초기 창업기업 투자에 활용되는 방식인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가능하도록 명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기업 가치를 정하기 어려운 초기 창업기업의 초기 투자자의 지분율을 후속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면서 정하는 방식이다.

유망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액셀러레이터들이 벤처 펀드를 결성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전에는 벤처 펀드를 결성하려면 소액이라도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도록 규정, 민간 투자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개정된 벤처 특별법은 벤처기업 인증을 민간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기술보증기금 등 공공기관이 기업의 기술성과 사업성, 보증, 대출 실적 등을 바탕으로 인증했다. 향후 벤처기업과 VC(벤처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혁신성, 성장성 등의 요건을 보고 벤처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또 과학기술분야 지방자치단체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도 최대 5년간 벤처 창업을 위한 휴직이 가능하게 된다. 벤처투자법은 하위 법령 제정 작업을 거쳐 오는 8월 12일부터 시행된다.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벤처기업확인위원회의 평가 체계 등을 갖춘 후, 공포 1년 후인 2021년 2월 12일부터 시행된다. 단, 벤처 창업 휴직제도는 오는 5월 12일부터 시행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 양대 법안은 국내 벤처 생태계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제도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하위법령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