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우선주 증여세 700억원

보통주로 증여할 경우 958억

10년뒤 보통주 전환 ‘승계 활용’

이재현 CJ 회장이 보유중이던 신형우선주 184만여주를 증여받은 두 자녀가 약 250억원 이상의 증여세를 아낄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보다 낮은 주가를 이용해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신형우선주가 대기업 경영승계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지배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CJ는 이 회장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에게 신형우선주(CJ4우전환)를 92만주씩 증여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신형우선주는 발행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돼 의결권이 생기는 우선주를 말한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 3월 회사로부터 배당 받은 신형우선주를 경영 승계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앞서 이 부장과 이 상무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 부문을 분사해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각각 CJ 지분 2.8%와 1.2%를 확보했다. 10년 뒤 신형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최종 지분율은 각각 5.1%, 3.8%가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보통주로 증여받을 때 보다 250억원 가량 적은 증여세를 낼 전망이다. 세법 상 30억원을 초과하는 증여재산에 대해 적용되는 세율은 50% 이지만 기업의 최대주주(지분율 50% 이하)가 증여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과표 가액을 20% 할증한다.

실제 납부할 세금의 액수는 증여가 이뤄진 날 전후 4개월의 평균 주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두 사람은 신형우선주 1220억원 어치를 주당 6만6000원대에 증여받으면서 700억원 가량의 증여세(실질 증여세율 57.3%)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세율에 CJ 보통주 주가(12월 9일 기준) 9만800원을 적용해 추산한 958억원에 비해 27% 가량 적다. 신형우선주가 보통주보다 30%가량 싼 데서 오는 절세 효과다.

지난 2006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장녀인 서민정 씨에게 신형우선주를 증여한 이후 신형우선주가 경영승계의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당시 서 회장은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신형우선주 아모레G2우B를 발행해 20만주 가량을 당시 중학생이던 민정 씨에게 증여했다 서씨는 10년뒤 신형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아모레G 지분 2.93%를 확보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세금을 최소화하며 경영권을 세습하는 방법을 잘 찾아낸다”면서 “세금을 최소화하며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 일가족에게 경영권이 세습된다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