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중단시 환급금 급감
부자가입자 수익률 높여
보험사, 해약시켜야 유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무(저)해지환급형 보험’ 판매가 급증하는 데 대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만기까지 유지하면 고수익이 가능하지만, 결국 경제적 약자가 치르는 기회비용을 부자들이 가져가는 구조여서다.
44세 남성이 A사의 무해지환급형 1억원 한도 15년납 상품에 가입했다고 치자. 무해지환급형의 경우 납입기간인 15년 이전에는 환급률이 0%지만 납입기간이 완료된 15년차에는 환급률이 119.9%로 기본형의 90.9%보다 높다. 반면 기본형은 납입 2년 46.3%, 5년 75.9%, 10년 85.6%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월납보험료로 계산하면 20년납의 경우 기본형은 20만원, 무해지환급형은 15만원으로 차이가 크다. 설계사들은 20년간 납입시 기본형은 4800만원, 무해지환급형은 3600만원을 납입하는 꼴이라며 만기까지 유지만 하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만약 20년이 채 안된 19년 11개월째 피치못할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한다면 3600만원 가량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만기유지할 경우 환급률 132%로 계산하면 4752만원을 받게 된다. 세금 등을 공제한 1년 정기적금의 금리(10월 28일 은행 정기적금 평균 기본금리 1.62%)가 약 1%일때 20만원 납입시 2만4000원의 이자가 붙는다면, 무해지환급형에 가입하여 20년 유지시 2배의 이자(1152만원)가 붙는 셈이다.
부자들의 상속재원으로 할용할 만 하다. 종신보험 가입금액은 1인당 최대 200억원이다. 해지 가능성이 0%인 자산가들이 가입한도를 최대로 설정하면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80.7%이며, 손해보험사는 81.9%였다. 25회차로 이어지면 생보사와 손보사의 계약 유지율은 각각 65.5%, 67.8%에 불과하다.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의 경우 해지율이 이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무(저)해지보험 계약은 납입기간 20년 이상(생명보험 58%, 손해보험 71%)이 대부분이다. 납입기간이 길면 해지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만기까지 유지하는 20%에게 나머지 80% 계약자가 낸 보험료가 수익으로 주어지는 셈이다.
보험은 뜻밖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금융 상품인데, 경제적으로 취약한 소비자의 돈이 반대의 사람들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쓰이는 셈이다. 금감원은 민원급증을 우려해 28일 소비자 경보(주의)를 발령했다.
